아시아권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사진)이 재산 상속 분쟁을 막기 위해 자녀 간 사업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27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리카싱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큰아들 빅터 리에게 부동산 투자회사인 청쿵실업과 항만·통신 사업 등을 하는 허치슨왐포아를 물려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빅터는 현재 청쿵실업 사장과 허치슨 부회장을 맡고 있다. 빅터는 앞으로 청쿵실업 지분 40% 이상, 캐나다에 상장된 석유회사 허스키 에너지 지분 35.5%를 소유하게 된다. 청쿵실업은 허치슨 지분 49.97%를 보유하고 있다.

둘째 아들 리처드 리에게는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아들(리처드)은 관심 있는 것이 따로 있고 이미 상당한 규모의 회사를 몇 개 갖고 있다”면서 아들들이 사업을 놓고 갈등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처드 리는 홍콩 최대 통신회사인 PCCW 회장을 맡고 있다. 리카싱은 리처드가 청쿵실업과 허치슨의 사업 영역과 겹치지 않는 분야에서 몇몇 규모 있는 회사들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며 인수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84세 생일을 맞는 리카싱은 오랫동안 신중하게 상속 계획을 검토한 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속 계획을 발표했지만 은퇴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리카싱은 올해 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최고 부자다. 그의 재산은 255억달러(30조원) 규모로 세계 9위 수준이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