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정황도 포착…17일 영장 청구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16일 “170억원에 이르는 회삿돈 횡령과 1500억원대의 불법대출을 주도한 혐의로 임 회장을 15일 오후 10시40분께 서울 광화문 근처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임 회장은 솔로몬·경기솔로몬·호남솔로몬·부산솔로몬 등 4개 계열 저축은행이 지난해 대출유치 대가로 대출모집 법인들에 건넨 530억원의 수수료 가운데 170억원을 되돌려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임 회장은 리베이트 자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수십개의 계좌를 동원, 자금세탁을 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또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1500억원 상당의 불법대출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도 받고 있다.
임 회장은 횡령과 불법대출 외에 솔로몬저축은행 자금 2000여억원을 투자해 선박운용업체와 증권사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선박 발주·매매 수수료 등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선박운영업체 인수 과정에서 돈을 빼돌린 흔적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수사가 시작됐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도 들여다 보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이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56·구속)에 이어 사전구속영장 없이 밤중에 전격적으로 검찰에 체포된 것은 횡령 등에 대한 증거인멸에 적극 나선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임 회장은 지난 7일 검찰 압수수색 직전 중요 회계자료를 빼돌리고, 컴퓨터 하드디스크 내용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업정지 직전 회사 임직원 20여명에게 15억원 안팎의 특별격려금을 나눠 지급했다. 검찰은 이 돈이 사실상 임직원들을 상대로 ‘입막음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최근 언론 보도에도 긴밀하게 대처했다. 변호인 등으로 구성된 대책팀을 꾸려 ‘자금세탁을 통해 조성한 170억원을 대출 모집법인으로부터 빼돌렸다’는 보도에 대해 즉각 ‘해명자료’를 내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검찰 관계자는 “임 회장이 (증거인멸 등으로) 치밀하게 수사에 대응한다는 판단에 따라 긴급 체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임 회장이 횡령한 돈이 구명 로비 자금으로 정·관계로 흘러갔는지 여부도 수사할 계획이다. 전남 무안 출신인 임 회장은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사세를 급성장시킨 데다 서울 강남의 소망교회 금융인 모임인 ‘소금회’ 일원으로 L의원 등 현 정권 실세들과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정 등으로 임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검찰은 17일 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