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 발표 1주일 만에 조직개편안 공개…야후 "광고수익 3배 늘리겠다"
스콧 톰슨 야후 최고경영자(CEO)가 부진의 늪에 빠진 회사를 살리기 위한 조직개편안을 내놨다. 상거래 부문을 강화해 회사의 핵심 수익원인 광고 수수료 수입을 늘리겠다는 것이 골자다. 2000명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감원 계획을 발표한 지 1주일 만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톰슨 CEO가 회사의 조직개편안을 담은 메모를 직원들에게 전달했다고 11일 보도했다. 메모에 따르면 톰슨 CEO는 야후를 △전자상거래·검색·이메일을 관할하는 소비자 그룹 △미주 유럽 아시아 등 각 지역의 광고주를 담당하는 지역 그룹 △데이터센터·광고플랫폼 등을 맡는 기술 그룹 등 3개 부문으로 나눌 계획이다.

핵심 사업부는 상거래다. 그는 “야후 사용자의 흥미, 광고주들의 투자, 소비자의 성향과 구매 행동 패턴을 분석해 광고 효율을 높이겠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야후의 음식 관련 서비스를 자주 찾는 사람에겐 식당 광고를 노출시키는 식이다. 야후 방문자들이 야후 광고주의 상품을 더 많이 사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광고 수수료 수익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야후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쇼핑, 여행, 구직, 온라인 미팅 등의 광고 수수료로 약 10억달러의 수익을 내고 있다. 톰슨 CEO는 “이 부문 수익을 30억달러까지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야후는 그간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둬왔다. 이런 전략은 보기에는 혁신적이지만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돈을 많이 버는 사업’에 집중하도록 회사 전략을 바꾸겠다는 게 톰슨 CEO의 복안이다. 그는 “서비스 개발을 담당하던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은 대부분 기술 그룹에 흡수시킬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광고 매출을 올리는 것은 구글 등 경쟁사들이 한결같이 내세우고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마크 마하니 씨티그룹 인터넷 부문 연구원은 “딱히 반박할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특별할 것도 없는 구조”라며 “톰슨만의 전략이 뭔지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톰슨 CEO는 지난 1월 이베이의 자회사인 결제서비스 전문기업 페이팔의 대표로 있다가 야후의 ‘구원투수’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2008년 이후 페이팔의 매출을 2배 넘게 키우는 등 능력을 인정받았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