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ㆍ정용진, 나란히 동남아行
유통업계 양대 수장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동시에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해외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현지 유통 트렌드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9일 1박2일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한 뒤 이날 오후 귀국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 대표로 취임한 신헌 사장을 비롯, 그룹 수뇌부와 계열사 대표들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단순한 시장 조사 차원일 뿐 구체적인 진출 계획을 갖고 방문한 것은 아니다”며 “지리적으로 가까운 대만에선 어떤 유통업태가 잘되는지 ‘공부’ 차원에서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신 회장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대만이 롯데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에 새롭게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롯데그룹의 ‘글로벌 영토’는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러시아 등 4개국에서 최근 들어 인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등지로 넓어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인도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화학 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과 KP케미칼은 각각 타이탄(말레이시아)과 파키스탄PTA(파키스탄)를 인수했다.

정 부회장도 지난 18일 베트남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연내 추진 중인 ‘이마트 하노이 1호점’ 출점 관련 사안을 점검하기 위해 베트남을 먼저 방문했다. 현지 사업 파트너인 U&I그룹(베트남 재계 7위 기업) 고위층을 만나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출장에는 정 부회장의 매제 문성욱 해외사업 담당 부사장이 동행했다.

정 부회장은 베트남 일정을 소화한 뒤 미얀마와 캄보디아 라오스에 들러 현지 시장 조사를 벌인 후 오는 25일 귀국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의 유통시장을 점검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가 있는지 모색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