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긴축 약속 충분치 않다"
◆한숨 돌린 그리스
그리스에 2차 구제금융 자금이 지급될 것인지 여부는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최종 판가름난다. 그리스가 EU 등의 요구를 모두 수용했다는 점에서 1300억유로의 돈을 지급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리스가 그동안 신뢰를 잃은 데다가 독일 등 강경파들이 이번 그리스의 긴축안 수용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있어 막판에 뜻하지 않은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독일은 그동안 그리스가 긴축 목표 달성에 실패했던 점을 못마땅하게 여겨왔고 긴축 관련 요구를 추가해왔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독일 일간 디벨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그리스가 너무나 많은 약속을 어긴 만큼 아무리 긴축을 약속해도 충분치 않다”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국민 저항이 최대 장애
그리스 아테네에선 10만여명의 시위대가 긴축안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하는 격렬한 시위로 아테네에서만 최소 17채의 건물이 불타는 혼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스 노동계도 긴축에 반대하는 총파업에 나서면서 정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디벨트는 “그리스 정부가 국민의 뜻에 반해 위로부터의 개혁을 강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긴축안이 집행되더라도 실업 증대와 소득 저하가 심화돼 그리스 경기침체를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리스라는 환자에게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처방약”(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 등의 비판이 늘고 있는 것. 그리스 내 다수 가정이 연금수급자인 고령층에 수입을 기대는 상황에서 연금 부문에 영향을 미칠 이번 긴축안이 그리스 가계를 붕괴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4월에 그리스 조기 총선이 열리는 점도 불안을 키운다. 그리스 양대 정당의 서면 약속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바뀌면 재정긴축안이 변경될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이다. 2차 구제금융안과 동시에 진행 중인 그리스 정부와 민간 채권단 간의 국채 교환 협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점도 걱정거리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