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용 대형 유리까지 생산…수직 생산구조 갖춰 수익성↑
OLED 시제품 만든 삼성코닝…"미래사업 배제됐나" 당혹
'제3주주 배제' 관측도 제기
삼성과 미국 코닝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유리를 생산하는 신규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업계에서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LCD용 패널 유리를 만들고 있는 기존 합작사 삼성코닝정밀소재(이하 삼성코닝)를 놔두고 별도 법인을 세우는 이유가 분명치 않아서다. 삼성코닝은 주력 제품인 LCD 패널 유리 매출이 줄어들자 지난해 OLED 유리를 개발해 시제품까지 선보였다.
◆대형 OLED 본격 투자 신호
미국 코닝의 웬델 윅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OLED 패널 유리를 생산하는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SMD는 삼성전자의 자회사(삼성전자 64.4%, 삼성SDI 35.6%)로 세계 OLED 패널 시장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윅스 CEO는 “협의가 진행되고 있어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했으나 자본금은 수천억원 규모이며 양측이 50 대 50 비율로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지역은 SMD의 OLED 공장이 있는 충남 탕정이 유력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규 법인은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쓰이는 소형 OLED 패널 유리 뿐 아니라 TV용 대형 유리도 만든다.
삼성이 OLED 유리를 생산하리라는 것은 예견돼 왔다. LCD와 같이 OLED에서도 패널(SMD), 유리(합작법인)의 수직 생산구조를 갖추는 게 수익성 등에서 유리해서다. SMD는 세계 OLED 유리를 거의 독점하고 있는 일본 아사히글래스에서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도권은 LCD에서 OLED로 넘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OLED 시장 규모는 2010년 12억달러에서 지난해 41억달러로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디스플레이 매출 8조5500억원 중 27%인 2조3000억원이 OLED였다. LCD에 비해 빠른 응답속도와 선명한 화질, 낮은 소비전력 등 장점을 갖춘데다 구부릴 수 있거나 종이처럼 말 수 있다.
스마트폰 등 소형 제품에 주로 쓰이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반기께 55인치 OLED TV 양산에 들어가면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삼성과 코닝의 합작법인 설립은 TV용 대형 OLED 투자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당혹스런 삼성코닝
문제는 기존 합작사인 삼성코닝이다. 삼성코닝은 매출의 90%를 넘는 LCD용 유리 판매가 하락세로 접어들자 OLED 유리를 개발했다. 지난해 10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IMID 2011’에서 시제품을 선보였다. LCD 유리 생산라인을 OLED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삼성과 코닝이 신규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해 난감한 처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몇년내 LCD가 퇴조하면 삼성코닝의 매출과 순이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코닝은 2010년 매출 5조6159억원, 순이익 3조2942억원(순이익률 58%)을 내는 등 삼성 계열사에서도 ‘알짜’로 손꼽혀온 회사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삼성코닝을 미래 사업에서 배제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코닝은 미국 코닝 49.4%, 삼성전자 42.6% 외에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7.3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업계에선 별도 합작사를 통해 코닝과의 협력관계를 다변화하고 시장 변화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게 삼성의 계산이라고 분석한다. LCD 불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있다. LCD 패널값이 내려가는 만큼 유리 가격도 조정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삼성코닝은 지난해 3분기까지 약 3조7000억원의 매출과 2조원대 중반의 순익을 달성해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
향후 디스플레이 주력 제품이 LCD에서 OLED로 넘어가면 삼성코닝의 배당도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삼성코닝의 배당액은 2008년 8250억원에서 2009년 1조1280억원, 2010년 3조36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김현석 기자/뉴욕=유창재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