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부채 결국 국민 부담
예전에는 모두 국영이었던 것들이다. 지금 다시 국영 독점으로 돌아가자고 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말도 안 된다고 하겠지만 모르는 일이다. 누군가 트위터상에서 조직적으로 그렇게 몰아가면 표에 눈먼 어떤 정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0분 만에 덥석 물을지도.
KTX 운영의 경쟁도입은 특별할 것도 없고, 세상을 뒤집어 놓을 그런 논쟁거리는 더더욱 아니다. 민간 고속버스 회사들이 국가가 깔아놓은 고속도로에서 경쟁하는 것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 공항과 항만을 국가가 건설하고 그 운영은 항공사 해운사 등 민간이 하는 것과도 똑같다. 참여정부의 철도산업발전기본법과 철도구조개혁 기본계획도 다 그런 취지로 만든 것이다.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민간 참여를 허용했다. 할 일이 없어 그렇게 한 게 아니다. 일본 영국 독일 네덜란드 미국 등이 경쟁을 도입한 건 독점의 폐해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동일 선로상 복수 운영자가 어디 있느냐고 하지만 왜 없는가. 서울 도시철도 1·3·4호선은 서울메트로와 철도공사가 같이 운행한다. 일본 신칸센, 벨기에 고속철도, 미국 Amtrack, 유럽 국제열차 등 해외 사례도 있다. 경쟁이 요금, 서비스 등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있기에 한 것이고, 그래서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코레일 임직원 1만6211명이 민간 참여 시 KTX 운임의 20% 인하 보고서를 낸 연구원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발하는 희대의 일까지 일어났지만, 경쟁효과는 이미 국내외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심지어 민간이 진입하면 대형사고가 터질 거라고 겁을 주지만 더 겁나는 건 지금의 KTX다. 역주행과 탈선에 툭하면 고장과 지연이 일어나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생각해 봤나. 항공, 9호선, 고속버스, 해운 등을 공기업이 아닌 민간이 운영해 불안하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외국에서는 민간 운영자 간 안전서비스 경쟁으로 사고가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보고가 있다.
코레일이 경영을 잘해 반대하면 또 모르겠다. 2005년 1.5조원의 부채탕감에도 현재 누적부채가 9.7조원에 이른다. 적자 누적으로 인한 부채만 3.5조원이다. 이쯤 되면 경영 효율화를 떠드는 건 사치다. 구조적 처방이 불가피하다. 언제까지 국민 세금으로 코레일 적자를 메울 수는 없는 일이다.
코레일도 민영화해야 진짜 경쟁
특정 노선만 민간 참여를 허용한다는 특혜 시비도 깨끗이 해결할 방법이 있다. 어차피 벽지노선은 정부가 보조금을 대준다. 차제에 코레일도 민영화해 국가가 깐 철로 위에서 민간 대 민간의 진짜 경쟁을 하는 거다. 지금의 철도 공사화도 최종적으로는 민영화 계획 아니었나.
안현실 논설·전문위원 경영과학博 a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