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스페인 대형은행인 빌바오 비스카야 아르헨타리아(BBVA)와 손잡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6일 "이팔성 회장이 다음달 스페인으로 건너가 BBVA와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기로 했다"며 "자본제휴 및 해외시장 진출문제를 주로 논의하고 있지만 협력분야를 계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BBVA는 작년 말 기준 총자산이 5527억유로에 이르러 산탄데르에 이어 스페인 2위(세계 35위)에 랭크돼 있는 은행이다. 지난 7월 서울지점을 처음 개설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BBVA와 최대 3억달러 규모의 커미티드라인을 개설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커미티드라인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대신 유사시 외화를 한도만큼 빌릴 수 있는 권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장에 재차 충격이 올 경우 연말 이후에도 버틸 수 있도록 유동성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또 브라질 등 중남미 시장에 진출할 때 BBVA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기로 했다. BBVA가 언어 및 문화가 비슷한 중남미에서 활발하게 영업하고 있어서다.

양사의 이번 포괄적 제휴를 놓고 다른 해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BBVA는 작년 우리금융 1차 민영화 시도 때 일부 지분인수를 검토했던 곳"이라며 "한국시장에 관심이 많은 만큼 추후 민영화 절차가 재개되면 일정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