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비전 2025' 발전 전략] 안보연구소 설립·발전기금 1조 조성…다시 뛰는 '한국의 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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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생물학·공학·뇌과학융합 연구병원도
박사·박사 후 연구원 성과 내면 교수 채용 검토
박사·박사 후 연구원 성과 내면 교수 채용 검토
◆MIT 등 벤치마킹 안보연구소 설립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안보연구소 및 임상연구중심병원 설립 계획이다. 안보연구소 벤치마킹 모델은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링컨 랩',존스홉킨스대의 '어플라이드 피직스 랩' 등이다. KAIST는 안보연구소를 네트워크 중심의 미래전쟁에 대비한 보안관제시스템 및 암호통신기술에 특화할 방침이다.
연구중심병원(메디컬연구소)은 환자 대상 치료가 아닌 시스템생물학-공학-뇌과학 융합연구 및 임상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사후적 치료가 아닌 사전적 질병예측 및 진단 · 예방에 초점이 맞춰졌다. 공리적 설계(소비자의 요구를 공학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설계)의 창시자인 서 총장이 어떤 서비스 모델을 선보일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KAIST는 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나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와 같이 갓 졸업한 박사 혹은 박사후연구원(post-doc)을 채용해 5년간 독립적 연구를 수행하게 한 후 성과를 봐서 교수로 채용하는 제도 도입도 검토 중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우수 연구인력을 활용하는 '객원연구원제'도 신설할 예정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녹색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1순위로 추진된다. 실제로 온라인전기차(OLEV) 등 전략분야뿐 아니라 지난주 서 총장이 유럽에서 베를린공대,덴마크공대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도 모두 녹색기술이 주제다.
◆최정예 연구자집단 전폭 지원
인류가 아직 풀지 못한 난제를 해결하는 'big question(거대한 질문)' 프로젝트도 주목된다. 사이언스지가 2005년 창간 125주년을 맞아 인류가 해결해야 할 25가지 '빅 퀘스천'을 제시한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과학기술의 근간이 되는 근본적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것으로, 일명 'KAIST판 노벨과학상 수상 프로젝트'다. KAIST는 먼저 김은성(물리학과) · 이지오(화학과) · 김은준(생명과학과) 교수 등 3명을 최정예 연구자집단(supreme research station · SRS)으로 지정하고 전폭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초고체(supersolid)분야의 선도연구자 김은성 교수는 '물리학의 모든 법칙이 하나로 통합될 수 있는가'란 질문에, 이지오 교수와 김은준 교수는 각각 '건강과 유전자의 관련성은 무엇인가''피부세포가 신경세포로 바뀔 수 있는 이유는'이라는 질문의 해답에 도전할 예정이다. KAIST는 향후 물리 화학 생물 수학 등 분야에서 '빅 퀘스천'을 확대 발굴하고 국내외 우수 대학원생 및 박사후연구원을 '슈프림 탤런트(supreme talent)'로 지정해 SRS로 편입하고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서남표 효과'살려 기금 유치 강화
KAIST는 이른바 '서남표 효과'로 불리는 외부 기금 유치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미국 일본 등 재외 우수 연구자 및 기업인 등으로 구성된 '해외 KAIST 발전후원회'를 구성하고 이들로부터 발전기금 1조원을 조성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또 KAIST 자회사 격인 연구소 기업을 2025년까지 100개 설립해 기술사업화 성공으로 발생하는 로열티 수입금의 80% 이상을 기금화해 대학에 재투자하는 '리필형 연구기금'을 조성,운영하기로 했다.
또 학생들이 학과를 넘나들며 과목을 선택해 스스로에게 특화된 맞춤형 시간표를 짤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하고, 학부 때부터 대학원생들과 함께 실험실에서 연구하며 배울 수 있는 '다빈치형 융합 교육프로그램'이 도입된다. 다방면에서 천재적 재능을 보유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융합형 인재를 길러내는 게 목표다.
공학기술뿐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과 글로벌 마인드를 키울 수 있는 '글로벌 멀티캠퍼스' 사업도 추진된다. 유엔(UN)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와 미 항공우주국(NASA) 등 연구기관과 상호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미 하버드대, 중국 칭화대 등 해외 우수 대학과 학생교류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