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재스민 혁명'의 여파가 아랍권에 계속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이집트에선 튀니지 혁명의 촉매가 됐던 분신자살을 모방한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18일 이집트 북부 알렉산드리아에선 아흐메드 헤샴 엘 사이드라는 25세 청년 실업자가 분신자살했다. 이 청년은 1년 넘게 실업자로 지내면서 우울증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수도 카이로 의회 건물 앞에선 파루크 하산(50)이란 변호사가 3개월 전 발생한 딸의 실종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미진한 것에 불만을 갖고 분신자살을 기도했다. 앞서 17일에도 생활고에 시달려온 50대 남성이 의회 건물 앞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외신들은 잇단 분신이 튀니지의 23년 독재정권 축출을 촉발시킨 대졸 노점상 모하메드 부아지지 분신 자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집트에서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29년째 집권하고 있다. 이집트 야권에선 현 상황을 정권 퇴진 운동으로 연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한편 튀니지에선 과도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푸아드 메바자 임시 대통령과 모하메드 간누치 총리는 이날 현 집권당인 입헌민주연합(RCD)을 탈당했다. 과도정부에 축출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의 정당인 RCD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데 반발해 시위가 격화되고 야권 출신 장관 4명이 사퇴하자 반대 여론을 완화하기 위해 나온 조치다. 하지만 시위대는 구체제 인사들이 권력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며 RCD의 해산을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튀니지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