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심리분석은 사건의 정황이나 여러 단서를 분석해 범인의 특성과 성격 · 행동유형 · 직업 · 연령 등 '프로파일'을 추론해내는 수사기법이다. 동기가 분명치 않고 피해자와 이해관계가 없는 '묻지마 범죄'에 특히 유용하다. 1972년 미 연방수사국(FBI)이 브러셀 박사에게서 배운 수사요원을 중심으로 행동과학부를 만들면서 공식 도입됐다. 요즘 케이블TV 채널에서 방영중인 미국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도 프로파일링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우리는 2000년 경찰에 범죄행동분석팀을 신설했다. 기존 경찰인력에 심리학 · 사회학 전공자들을 특채해 전문 교육을 시킨 후 일선에 배치했다. 현재 60여명의 프로파일러가 활동중이다. 이들은 연쇄 살인범 강호순을 '차량을 가진,호감 가는 인상의 30대 중반'으로 추정해내더니 이번엔 부산 여중생 살해 피의자 김길태의 행동반경을 '범행현장 부근'으로 꼭 집어 예측했다. 극단적 불안과 대인기피증이 있는데다 전국을 돌아다닐 경제력이 없는 점 등을 파고든 결과다.
프로파일러라 해도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범인의 특성을 단숨에 파악해내는 건 아니다. 수천명의 범죄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크고 작은 단서를 취합해 논리적으로 짜맞추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다 보니 용의자 한 사람을 프로파일링하는 데 몇 달씩 걸리기도 한다.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프로파일러 토머스 뮐러는 "범죄는 인간에게 잠재해 있던 야수성이 폭발하는 것으로 그 계기는 대부분 주위와의 소통단절"이라고 단언한다.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이 폭력적 환상 속으로 도피하고,소통이 막혀버리는 순간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범죄든 정치경색이든 해결의 실마리는 소통에 있는 것 같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