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27일(현지시간) 생존을 위해 강도높은 자구책을 발표했습니다.이번 구조조정 계획은 대규모 출자전환과 인력 및 공장 구조조정 내용을 담았습니다.
GM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고 발표한 생존계획은 사실상 국유화를 자청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그동안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구제금융 154억달러에다 이날 구조조정시 운전자금용으로 추가 요청한 116억달러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정부가 50%의 지분을 갖도록 했기 때문입니다.현재 270억달러에 이르는 무담보 채권을 가진 채권단은 원금 1000달러 당 225주(26일 종가 기준 414달러)의 비율로 출자전환해 10% 지분을 보유하게 됩니다.이렇게 되면 채권단 부채는 240억달러 탕감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습니다.
GM은 또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운영하는 퇴직자 건강보험 기금에 내년부터 출자해야 할 200억달러 중 절반 이상을 회사 주식으로 낼 것을 제안했습니다.노조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회사 지분 39%를 갖습니다.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은 1%로 뚝 떨어집니다.
GM은 아울러 내년까지 종업원 2만1000명을 추가로 줄인다는 계획입니다.지난해 6만2000명에서 4만명으로 감원하는 것입니다.공장은 47개에서 34개로 축소합니다.딜러망 역시 3605개로 42% 줄이기로 했습니다.83년 전통의 폰티악 브랜드는 단계적으로 소멸됩니다.허머와 새턴,사브 브랜드도 올해 안에 매각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회사측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북미지역의 수익분기점을 현재 미국내 자동차 판매대수인 1000만대 수준으로 낮춰 현금 창출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채권단 90%가 수용 안하면 파산 직행
GM의 구조조정계획은 일단 회사측이 발표한 것으로 정부,노조,채권단과 협의를 거쳐야 합니다.특히 채권단 가운데 90%가 늦어도 다음달 26일까지는 출자전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합니다.그렇지 않을 경우 정부가 최종시한으로 제시한 6월1일을 전후해 파산보호신청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회사측은 자구책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재무부가 제시한 방향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강조했습니다.백악관 자동차 태스크포스는 GM의 자구계획이 구조조정을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논평했습니다.
이날 주가로만 본다면 GM의 자구책은 합격점을 받았습니다.GM 주가는 20.71% 급등했습니다.하지만 아직 채권단은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채권단의 일부 관계자는 받아들일 수 없는 출자전환 조건이라고 반발했습니다.프리츠 핸더슨 GM 회장도 “채권단이 흡족하게 수용할 것인지 불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이는 파산보호신청으로 갈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뜻이어서 채권단이 양보하도록 배수진을 친 셈입니다.
시장의 한 애널리스트도 “회사측이 채권단의 머리에 총을 겨눈 것이나 다름 없다”고 평가했습니다.그는 이번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파산보호신청 후 GM 채권은 거의 휴지조각이 되는 등 조건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채권단으로서도 협상을 더 유리하게 이끌만한 뾰족한 지렛대가 없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입니다.
미국 의원들도 나서 채권단을 압박하는 분위기입니다.칼 레빈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의원은 “GM도 그렇고,채권단도 그렇고 파산신청의 대안으로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