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미국발 돌발 악재의 충격에도 강력한 방어력을 보여 주목된다. 30일 개장 직후 5.78% 떨어진 1376.72까지 급락한 코스피지수는 하루종일 낙폭을 줄여 불과 0.57%의 하락률로 장을 마쳐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주요 아시아 증시 가운데 가장 선전했다.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 1256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것이 큰 힘이 됐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9월 들어 처음으로 순매도를 보였던 연기금은 이날 증시가 급락세를 나타내자 일찌감치 매수 우위를 보이며 1035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의 증시 안전판 역할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는 평가다.

증권사들은 1330억원어치를 사들여 기관 가운데 최대 순매수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상당량이 주가연계증권(ELS)과 관련된 매수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험은 7일 만에 순매수를 나타냈고 투신은 소폭 매수 우위를 보이다 장 막판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미국 구제금융안이 결국엔 의회를 통과할 것이란 기대와 전날까지 이틀간 국내 증시가 조정을 보인 점이 기관 매수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도 강도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이날 한때 278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장 막판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순매도 규모를 834억원으로 줄였다. 이는 정부가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발빠르게 내놓은 게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6일 코스피지수가 6.10% 빠졌을 때는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6040억원을 기록했고,18일 2.30% 하락했을 때는 4993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날 순매도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장경영/김재후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