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금융위원장은 8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요한 몇 가지의 원칙을 말했다.△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 매각 때 외자를 끌고 들어오도록 하겠다는 점 △HSBC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이 멀지 않았다는 점 △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는 아직 때가 아니라는 점 등이다.

◆전방위 외자 유치

금융위가 적극적인 외국자본 유치에 나선 것은 경상수지 적자,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순유출 등으로 외환시장에 달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다.금융위는 중국 중동을 대상으로 해외 IR을 늦어도 10월까지 실시해 중국 중동의 투자자금의 국내 주식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전 위원장은 또 “외국 금융회사의 국내 시장,특히 보험시장 진출도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외국 자본의 국내 금융사 인수를 유도해 외국자본을 유치함과 동시에 해당 분야의 구조조정도 촉진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이와 함께 “국민은행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4조원을 투입해 20%의 자사주를 확보했다”며 “조만간 매각해 BIS비율을 높여야 하는데 이 때도 적정수준의 해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인수 승인 ‘가시화’

전 위원장은 HSBC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과 관련,“HSBC가 제출한 자료를 심사하고 있고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사실상 인수 승인으로 볼 수 있는 발언이다.전 위원장은 “다만 심사과정에서 일부 보완이 필요해 보완자료 제출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 1심 판결과 상관 없이 인수를 승인할 것이냐,시기는 언제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시기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금융위 당국자는 “1심 판결결과와 상관없이 인수 승인 결정을 하겠다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리먼 인수,지금은 신중해야”

전 위원장은 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에 대해 “진취적이고 전향적인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아무리 좋은 계획,아이디어도 실천으로 이어지려면 타이밍이나 우선 순위 면에서 설득력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산은 민영화 작업이 시작될 시점에서 정책금융의 특성,국내외 금융시장의 특수한 여건을 감안하면 지금 이 시점에서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PF 899개 정밀 위험분석”

전 위원장은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899개에 대해 정밀 위험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며 “조만간 결과가 나오면 필요할 때 충당금 추가적립,대주주 증가 등 건전성 강화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또 “저축은행 7개에 대해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건설업계 부실 우려에 대해서는 “회생가능한 건설사의 경우 대주단 협약,채권단 중심의 워크아웃을 적극 활용해 조기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또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필요할 때 건설사가 보유한 미분양 아파트를 활용한 자금경색 완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펀드를 통해 미분양 아파트 매입을 유도하고 여기에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으로,펀드는 아파트를 매입한 뒤 임대하거나 나중에 매각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