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메이저 국제 금융시장이 아닌 중남미 터키 호주 등 주변부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한 뒤 이를 달러화 채권으로 스와프하는 방식으로 외화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 이후 얼어붙은 국제금융시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로 조금이나마 외자 도입비용을 낮추고 조달시장을 다변화하겠다는 것이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지난 5일 멕시코에서 만기 10년짜리 10억페소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금리는 고정금리로 연 8.61%로 정해졌다.

수출입은행은 스와프시장을 통해 이 채권을 만기 10년짜리 미화 9200만달러 규모의 채권으로 바꿨다.

바꾼 달러화 채권의 금리 조건은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에 58.5bp(1bp=0.01%)를 얹는 것이다.

수출입은행은 이 같은 기법을 활용해 20∼30bp를 아낄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미국이나 유로시장에서 바로 달러화 채권을 발행할 경우 리보에 80∼90bp의 스프레드(가산금리)를 얹어줘야 하는데 통화 및 금리 스와프를 통해 이를 대폭 낮췄다는 얘기다.

이 은행은 지난달에는 터키시장에서 현지 통화인 리라화를 베이스로 채권을 발행한 뒤 달러화 채권으로 교환하기도 했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2월부터 브라질 헤알화로 자금을 조달한 뒤 이를 달러로 바꾸는 거래를 여러 차례 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중에선 신한은행이 지난 5월 호주에서 캥거루본드(외국회사가 호주에서 발행하는 호주달러표시채권)를 발행한 것이 같은 맥락이다.

당시 3년 만기 4억호주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뒤 이를 같은 만기의 미국 달러채권으로 교환한 것이다.

이를 통해 리보에 23bp를 더한 비교적 양호한 수준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