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순수지주회사를 생각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문제"라며 "생각보다 힘들고 복잡해 먼저 알리고(발표)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좌표 설정부터 한 뒤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이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 배경
SK그룹은 일단 주주들의 요구와 경영효율성 강화,지배구조의 대변신 등을 지주회사 전환의 주요 목적으로 꼽았다.
그동안 SK는 계열사 간 얽히고설킨 복잡한 지배구조 때문에 회사가치 및 주식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게 사실.또 SK글로벌 '악몽'과 '소버린 사태'를 몰고 온 SK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경영의 효율화를 꾀하자는 속내도 녹아 있다.
이와 함께 SK㈜는 향후 의결권 제한 가능성을 아예 없애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SK C&C가 최근 출총제에서 벗어나기 전까지 과거 10% 정도의 의결권 제한을 받아 왔기 때문.현재 최태원 회장이 약 44.5% 지분을 소유한 개인회사 SK C&C가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SK㈜ 지분 11.16%를 보유하고 있다.
SK㈜는 SK텔레콤,SK네트웍스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SK㈜가 2008년부터 외국투자기업 지정 요건이 변경되면서 다시 출총제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제기돼 지주회사 전환에 가속도를 냈다는 얘기다.
◆2년 내 마무리,재원마련은 숙제
SK는 지주회사 요건 충족을 위해 향후 2년 내에 계열사 간 순환출자 구조를 정리해야 한다.
일단 SK㈜는 다음 달 29일 임시 주주총회의 특별 결의를 거쳐,7월1일부터 공식적인 분할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주회사 전환 선언으로 향후 2년 안에 순환출자 고리를 정리해야 하는 SK그룹은 앞으로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SK C&C 지분과 SK네트웍스의 SK C&C 지분을 모두 처분할 계획이다.
문제는 재원 마련과 재무구조 악화 우려다.
SK는 앞으로 수직 출자구조로 이들 회사를 묶어내야 하기 때문에 추가 지분 매집이 필요하기 때문.예컨대 SK㈜가 가진 대한송유관공사 지분은 32%에 그치고 있는 만큼 이를 지주회사 체제 요건인 40% 이상으로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SK 측은 일단 "인적분할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추가적인 소요 자금은 제한적"이라며 "2년 동안 소요되는 자금은 아직 추산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경영 도약 토대
지주회사 전환 과정은 험난하지만 일단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얻는 이득은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SK에너지화학은 에너지·화학의 고유 사업영역에 전념할 여건을 갖추게 되며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받아왔던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 역시 독립경영체제를 확립,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자회사 지분 정리를 통한 재무구조 제고가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SK에너지화학은 대외 신인도 상승 효과를 통해 중동지역과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아시아권 지역에서의 글로벌 경영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사촌 기업들 계열분리하나
SK그룹 내 사촌 기업들의 '계열분리' 작업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SK그룹의 지주회사가 될 SK홀딩스의 지분구조 안에 최창원 부회장이 1대주주인 SK케미칼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은 최창원 부회장이 10.32%의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로 그동안 고(故) 최종건 회장의 아들인 최신원,최창원 형제가 이 회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물론 SK케미칼이 당장 SK그룹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최태원 회장이 6.84%의 지분을 갖고 있고 있기 때문.나머지 최씨 일가의 지분도 6∼7%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 2∼3년 동안 최창원 부회장이 최태원 회장 측이 보유하던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왔다는 점,또 이번에 SK홀딩스의 지배구조 안에 들어간 SKC가 최근 SK케미칼 지분 6.2%를 전량 시장에 내다팔았다는 점에서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계열분리 작업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손성태/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