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의 입김이 불확실성에 허덕이던 주가를 강하게 밀어 올렸다.

벤 버냉키 美 연준 의장은 19일(현지시간) 의회 보고를 통해 "미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인플레 압력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연준의 금리인상 정책이 조만간 중단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어지면서 유럽 주요 지수와 뉴욕 증시가 일제히 뜀박질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서울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들도 동반 강세를 시현하면서 '버냉키 랠리'를 마음껏 누렸다.일본 닛케이와 대만 가권지수는 각각 3%와 2.6% 급등.

반면 긴축 중단 기대감에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51.9원으로 전날보다 5.9원 떨어졌다.

2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9.65포인트(3.2%) 오른 1273.3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날 절대지수 상승폭은 지난 6월16일 42P 이후 최대 수준이다. 코스닥도 553.91로 14.10포인트(2.6%) 뛰었다.

해외발 호재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선물 매수까지 더해지면서 지수는 단숨에 1270선을 돌파했다.

외국인들이 선물 시장에서 1만 계약 넘게 사들인 가운데 3122억원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초반 반짝 사자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1205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웠고 개인도1612억원을 순매도했다.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은 2693억원 매수 우위였다.

시가총액 상위 10위 내 종목들이 모두 올랐고 특히 국민은행과 우리금융,대우증권,현대증권 등 금융주들이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이 밖에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GS건설 등도 수직 상승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NHN과 다음, 네오위즈, CJ인터넷 등 대표 인터넷주들이 나란히 오름세를 탔다. 3G 사업권 취소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평가에 LG텔레콤의 주식값이 10% 넘게 치솟았다. 하나투어와 플래닛82는 부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상승 종목 수는 1327개로 하락 종목 수 337개를 압도했다.

현대증권은 "버냉키 증언으로 국내외 증시를 억누르던 성장 및 인플레 위험에 대한 컨센서스가 개선될 것"이라면서 "코스피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올리고 적정치도 1360포인트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3개월 기준 거래범위 예상치는 1160~1350P에서 1220~1430P로 수정.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