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4:04
수정2006.04.09 17:27
삼성전자 LG전자가 해외 엘리트 학생들을 국내 명문대 위탁 교육을 통해 자사의 핵심 인재로 키우고 있다.
단순히 외국인을 채용하거나 한국인 임직원을 MBA(경영학석사) 과정 등을 통해 글로벌 전문인력으로 양성하던 차원에서 한 단계 나아가 유능한 외국인을 '한국화'시킨뒤 해당 국가에 보내기 위한 투자다.
삼성전자는 오는 9월부터 시작하는 성균관대 경영대학원(GSB) 2기 과정에 외국인 학생 16명을 맡겨 교육시킨다.
이들은 중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베트남 슬로바키아 인도 태국 헝가리 등 8개국 출신 학생.칭화대와 베이징대 러시아경제아카데미 바르샤바대 인도공대 등 현지 명문대를 상위 1∼3% 이내의 성적으로 졸업했다.
이들을 현지에서 선발하기 위해 삼성전자 임원과 성대 경영대학원장은 동남아와 동구권을 한달간 돌아다녀야 했다.
이들은 학비와 숙식비 생활보조비 등 연간 2500만원 가량을 지원받는다.
학기 중엔 틈틈이 한국어 교육을 받는다.
방학때엔 인턴으로 삼성전자에서 일한다.
졸업하면 국내법인에서 2년, 해외에서 2년간 일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또 서울대 공대 전기·컴퓨터공학부 석사과정에도 지난해부터 외국인 학생 10명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 10년간 전자·컴퓨터를 전공한 외국 인력을 매년 10명씩 모두 100여명을 뽑아 석사과정을 밟게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매출의 90% 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어 해외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성장의 관건"이라며 "현지 엘리트를 발굴해 한국을 이해하는 인재로 키운 뒤 궁극적으로 현지법인의 리더로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올 2학기부터 고려대에 개설한 '주문형 석사' 과정에 외국인 학생들을 위탁한다.
베트남인 5명은 올 2학기, 러시아인 6명은 내년 3월에 입학한다.
올 상반기 중 베트남과 러시아 현지에서 뽑은 인재들이다.
이들은 장학금과 숙식 제공, 생활보조금을 받고, 졸업 후에는 LG전자에 채용된다.
LG전자 관계자는 "R&D(연구개발) 인력까지 모두 현지화하기 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들 해외 인력은 졸업 후 2년간 국내에서 근무한 뒤 현지법인에 매니저급으로 가게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향후 중국 인도네시아 등 현지 법인이 있는 모든 국가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LG전자는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
일명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Global Internship Program)'. 지난 2003년부터 한동대와 손잡고 이 대학에 재학 중이던 우즈베키스탄 학생 2명을 선발해 채용했으며 멕시코와 베트남에서 충원한 학생 3명을 교육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