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창복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 증권·선물시장을 통합한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주식회사 조직으로 새로 출범하게 됐다. 통합과정은 쉽지 않았지만,우리 증권시장의 오랜 숙원이었던 증권·선물시장 통합이 마무리된 만큼 통합거래소는 '한지붕 세가족'이 아닌 한 가족으로 거듭나 우리 금융·자본시장에서 중추적인 기능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 우리 금융시장은 새로운 환경에 직면해 있다. 우선 은행권에서는 씨티그룹의 한미은행,스탠다드차타드의 제일은행 인수 등으로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금융의 겸업화가 가속화되면서 자본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주식시장의 경우 외국투자자 비중은 이미 지난해 10월 말 현재 42.5%에 달하며 이 같은 주도적인 위치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한편 저금리 기조의 정착으로 시중 여유자금이 적립식 펀드,주가연계증권 등 간접투자시장으로 흘러들고 있으며 지난해 말 통과된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에 따라 국민연금을 포함한 각종 연기금의 주식투자도 상당한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증권집단소송제도가 올해부터 시행돼 상장기업들에는 불확실성과 위험이 예상되기도 한다. 이러한 환경변화의 시대를 맞아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우선 자본시장 활성화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불공정거래 규제와 함께 시장통합의 장점을 살려 그동안 다소 취약했던 현·선물간 연계거래,국내시장과 외국시장간 연계거래 등에 대한 시장감시체제와 자율규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상장법인들에 대해서는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공시 및 내부정보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등을 지원하는 동시에 불공정거래 예방 교육을 강화해 집단소송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증권·선물 연계 상품 등 다양한 신상품이 지속적으로 상장될 수 있게 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자산운용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통합거래소는 외국거래소와의 연계를 강화해 증시 선진화·국제화에도 신경쓰기를 바란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이뤄진 LG필립스LCD의 한국 및 뉴욕 증권거래소 동시상장에서 보는 것처럼 국내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자본시장을 글로벌하게 이용할 필요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증권시장도 상장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거래비용을 낮추는 등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