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세계 원자재 가격이 다시 폭등하고 있다.

세계 광물시장의 40%를 장악하고 있는 호주 광산업체들이 유연탄 가격을 1백20% 가까이 인상한 데 이어 철광석 고정거래가격도 2배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격 인상분이 적용되는 오는 4월 이후 조선 건설 자동차 등의 철강 다소비 업종에 연쇄적인 충격파를 몰고올 것으로 우려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호주의 양대 광산업체인 BHP빌리턴 리오틴토는 새해 들어 포스코를 포함한 세계 주요 제철소와의 유연탄(고급탄 기준) 고정거래가격을 t당 57.50달러에서 1백25달러로 1백19.2% 인상했다.

유연탄 가격이 1백달러를 넘어선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여기에다 호주 업체들은 철광석 고정거래가격도 지난해(t당 22.8달러)보다 1백%가량 오른 45달러선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철강 원자재의 대폭적인 가격 인상은 당초 25∼30% 정도의 인상폭을 점쳐왔던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철광석과 유연탄이 철강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40~50%선에 육박하고 있어 철강 제품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 업체들이 대대적인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최근 달러화 약세로 떨어진 수익성을 회복하는 동시에 중국의 수요 증가로 발생하고 있는 수급 불균형 현상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철광석의 경우 지난해 말 현물 시세가 t당 1백달러를 호가하면서 가격상승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아져 왔다.

이미 유연탄 가격을 올려준 포스코 신일본제철 바오산철강 등 세계 주요 철강사들은 철광석 가격협상을 앞두고 인상을 저지하기 위한 대책을 다각도로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유연탄 가격협상에서 밀린 데다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되고 있어 협상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