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6일자) 기업인들의 암울한 경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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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 1백대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도 경제전망' 조사 결과는 매우 우려할 만한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이 3%에 그친 것이나 45.5%의 응답자가 5%대 성장률을 전망한 것은 또 그렇다고 하겠지만 4%의 경기정체 수준을 전망한 응답이 27.3%, 그리고 사실상 불황이라고 볼 수 있는 3%대 이하 성장을 예상한 응답도 24.2%에 달했다는 내용은 충격적이다.
절반 이상이 4% 이하의 성장률을 예상했다는 것이고 보면 기업 경영자들이 보는 내년도 우리경제는 한마디로 '매우 암울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전망 결과는 한국은행(5.7%) 한국개발연구원(5.3%)은 물론 국내외 어떤 연구기관의 전망보다 낮은 수치다.
그만큼 기업들의 현장 체감경기는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 반증도 될 것이다.
그것도 올해 경영성과가 비교적 괜찮았던 대기업 경영자들의 응답결과이고 보면 중소 영세사업장의 경기전망은 더욱 비관적일 것이 뻔하다.
우려되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내년도 전망이 비관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최근의 전망으로는 지난주 발표된 세계은행(IBRD)의 세계경제 전망이 있겠는데 당초 전망치 3.6%를 1.1%포인트나 하향조정한 2.5% 성장률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미국 2.6%, 일본 0.8%, 유로존이 1.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 외에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 성장률을 당초 기대했던 7.1%에서 6.1%로 낮추어 전망한 점이 우리로서는 더욱 우려스런 대목이다.
우리나라가 중국의 고도성장으로 부터 적지 않은 혜택을 보고 있음을 생각하면 이번 세계은행 전망치는 그같은 기대마저 꺾어놓는 상황 전개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경총의 이번 경제전망 조사에서 기업 경영자들이 제시한 신정부의 정책과제들도 특별한 관심을 끌만 하다.
4% 이하의 낮은 성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경기활성화를 요구한 경영자는 놀랍게도 13.9%에 불과했고 시장기능 중심의 정책 확립이 38.9%, 규제완화가 25%, 신노사문화 정착이 22.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 기업인들이 어떤 부문에서 가장 큰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며 시장경제의 기본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결과라 고도 할 것이다.
반시장 논리가 난무하고 행정규제가 온존하며 강성 노조운동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더이상의 경제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경영자들의 하소연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