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하강 가능성 높아" .. IMF "금리인하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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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5일 발표한 미국경제 연례평가 보고서는 우울하다.
기상도로 치면 '잔뜩 흐림'으로 바뀌었다.
불과 3개월전만 해도 올해 성장률을 2.5%,내년 성장률을 3.25%로 전망,경기침체 탈피를 선언했지만 벌써부터 다음달 하향 전망 가능성을 예고할 정도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더블 딥(짧은 회복후 다시 침체)으로 기울지는 않았지만 경기하강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우려했다.
◆주가폭락으로 소비·투자심리 위축=경기하강 위험은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됐다.
우선 작년초 경기침체때도 비교적 견고했던 개인소비가 미래를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타격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기업투자도 자본재 중심으로 주문이 늘어나는 듯 했지만 부도공포에 휩싸인 통신산업의 침체 등으로 지속적인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의 견고한 생산성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지속적인 금리인하정책이 미국 경제의 버팀목이 돼 왔지만 이 역시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는게 IMF의 진단이다.
IMF가 추정한 연간 생산성 증가율은 2%.IMF는 이같은 생산성 향상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정보기술(IT) 혁명이 당분간 계속되더라도 경제성장률 기여도는 예전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단기금리가 연 1.75%로 바닥권에 머물고 있지만 주가폭락으로 경기부양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물론 IMF가 극단적인 비관론을 편 것은 아니다.
큰 흐름으로 보면 미국 경제는 작년의 부진(1.2% 성장)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게 IMF의 시각이다.
하지만 주가폭락과 부정회계스캔들의 여파가 이처럼 곳곳으로 퍼지면서 또 다시 악화될 위험에 직면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재정적자 축소,금리인하 검토해야=정책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세금감면으로 인한 재정수지 악화.
IMF는 2003 회계연도(2002.10~2003.9)에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에 달하고 2005년께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미 행정부의 전망을 '장밋빛'이라고 혹평했다.
이에 따라 하루 빨리 재정건전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 방안으로 작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감세조치의 철회와 에너지 관련 세금인상 등을 꼽았다.
또 경상적자 규모가 GDP의 4%를 넘는 상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줄이지 못할 경우 달러화가치 추가 하락,금리인상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리 정책과 관련,인플레이션이 안정돼 있는데다 경기악화 불안감이 높은 만큼 금리인상으로 방향을 트는 것을 경계했다.
오히려 경기회복이 확실해질 때까지 현재의 금융기조를 유지하면서 경제상황을 지켜볼 것을 당부했다.
IMF내 일부 이사들은 개인소비와 기업투자가 계속 비틀거릴 경우 추가 금리인하의 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정책은 시장개입없이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한다는데 미 행정부와 견해를 같이 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