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 육성.평가.보상시스템 ] 박광서 < 대표 > 얼마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의 합병은행장으로 김정태 주택은행장을 지지한 국민은행 대주주인 골드만삭스측은 "주택은행의 김정태 행장이 주가 상승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지지이유를 밝혔다. 이는 기관투자가들이 어떤 기업에 대한 투자의사를 결정할 때 CEO(최고경영자)를 제일 눈여겨 본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였다. 실제로 어떤 경영자가 경영을 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바뀌기도 한다. 얼마전 사임한 한국전기초자의 서두칠 전 대표이사는 1997년 매출액 2천3백억원, 적자액 6백억원이던 이 회사의 CEO로 취임한지 3년 만인 지난 2000년 말 매출액 7천억원, 순이익 1천7백억원의 초우량 기업으로 변신시켰다. 서두칠 전 대표이사의 경영능력이 이 회사를 흑자로 돌려 놓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경영의 마술사"로 불리는 GE의 CEO인 잭 웰치 회장은 1981년 취임 당시 매출액 2백70억달러, 순이익 16억달러이던 회사를 2000년 현재 매출액 1천3백억달러, 순이익 1백20억달러의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GE의 성공과정에는 잭 웰치 특유의 경영방식, 즉 워크 아웃, 기업 인수매각, 지속적인 경영 합리화, "식스 시그마" 품질 경영 등이 큰 역할을 했다. 진정 우수한 경영자는 이런 재무적인 성과뿐만 아니라 우수한 후계자를 길러내서 자신이 떠난 이후에도 회사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도록 터전을 마련한다. 2000년 타워스 페린에서 15개 국가 1천2백여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를 보자. 미국의 업종별 리더기업 직원들이 다른 회사로 가지 않는 주요 이유중 하나로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을 꼽았다. 캐나다의 일류기업들에 입사한 직원들도 역시 "최고 경영자 리더십"을 매력포인트로 들었다. 우리는 흔히 선진국 기업직원들은 주로 급여나 근무환경 등을 따져서 직장을 선택할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타워스 페린의 연구결과는 "최고경영자가 어떤 사람인가"도 직장선택의 핵심요소중 하나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렇게 경영자는 중요하지만 막상 유능한 경영자는 귀하다. 전문경영인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서도 기업들은 유능한 경영자 확보와 육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 아예 전문경영인층 자체가 형성돼 있지 않는 실정이다. 미국은 잭 웰치를 필두로 큰 업적을 쌓은 경영자들이 은퇴를 눈 앞에 두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경영자 인재풀(Executive Talent Pool)이라 할 수 있는 35~45세의 경영자들이 2000년에서 2015년까지 15%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기업들은 이런 상황에 일찌감치 대비해서 체계적인 경영자 육성 제도를 통해 최고경영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경영자들을 미리 파악해서 육성하고 있다. 미국기업들은 내부에서 길러지거나 외부로부터 영입된 경영자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 정교한 경영자평가 보상제도(Executive Compensation)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경영자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및 보상이 선진기업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다. 최근 국내 일부 기업들에서 선진기업들의 경영자 인사제도를 부분적으로나마 도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나, 대부분 제도의 근본 취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나 제도 설계에 대한 전문성 없이 제도의 겉모습만을 모방하는데 그치고 있다. 이제는 한국도 기업의 전략과 보상철학을 기반으로 경영자 인사제도를 장기적인 시각에서 재검토해야 할 시기를 맞고 있다. 불황탈출을 위해 지금 한국기업들은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경영전략 재수립,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 구조조정, 원가절감, 인사제도 혁신 등이 그런 것들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도 유능한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리더십이 없으면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개혁의 주체는 사람이며, 그중에서도 최고 경영자는 그 핵심에 있기 때문이다. 유능한 경영자가 지금 우리 회사를 이끌고 여러 혁신의 중심에 있는지 기업들은 자문해 봐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유능한 경영자를 발굴하고 그런 경영자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제도 도입과 정교한 작동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 정리=기획취재부 ] --------------------------------------------------------------- 한국경제신문사 주최 세계 9대 컨설팅사 전문가 초청 '불황타개=글로벌 경영전략' 강좌가 오는 9월15일부터 12월8일까지 열립니다. 참가문의 및 신청접수 한국 컨설팅협회 3424-6725,6133(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