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없는 무역시대가 하루빨리 정착돼야 합니다. 아직도 많은 무역업체들이
복잡한 서류를 들고 일일이 은행과 세관을 찾아 다니는걸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어요"

이상열(61)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사장.

그는 요즘 사람을 만날 때마다 무역자동화의 필요성과 편리성을 강조하느라
목청을 높인다.

관료생활을 할 때도 언제나 친절하고 낮은 목소리로 외부인사를 대했던
그다.

실로 예상치 못한 변화인 셈이다.

그런 만큼 스스로 무역업무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타파하는데 앞장서는
전도사가 되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많은 중소무역업체들이 아직도 무역자동화의 편리성을 모르고 있는것
같아요. KTNET 을 통할 경우 신용장 통지와 개설, 수출입신고, 관세환급까지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이 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수작업시 수출 건당 약 13만원이 들던 무역관련
비용은 5분의1인 2만5천원으로 줄일 수 있다.

또 업무 처리기간도 4주에서 1주로 단축된다.

국가 전체적으로 KTNET 망을 활용하면 연간 5천억원이상의 무역관련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91년 설립된 KTNET 은 전국 세관과 은행 보험사 선사를 통신망으로
연결해 모든 무역관련 업무를 컴퓨터로 손쉽고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

따라서 KTNET 을 이용한 무역자동화는 국내기업의 수출입 경쟁력을 단기간에
효과적으로 키울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게 이 사장의 지론이다.

이 사장이 강조하는 무역자동화의 이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수입품에 대한 관세나 국내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처럼 통상마찰의 원인을
제공하지도 않는다.

세관이나 은행에 직접 다닐 필요가 없는 만큼 규제완화에도 일조하고 있다.

급행료 등 부조리가 생길 여지도 없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시스템도 무역업체가 외면하면 무용지물.

이 사장은 지난달 10일부터 가입업체를 확대하기 위해 외환은행과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신청업체에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수출입관련 업무 수수료도
할인해 주는 등 각종 혜택을 베풀었다.

인터넷상에서 외국의 바이어를 찾을 수 있는 전자무역거래 무료 알선서비스
도 판촉행사의 하나다.

무역자동화 도입을 미뤄오던 중소업체들의 호응이 커 한달간 "판촉기간"을
연장했다.

상공부에서 27년간 관료생활을 한 이 사장은 4년간 삼성경제연구소
상임고문으로 일하기도 했다.

요즘은 KTNET 사장으로서 중소기업인들이 모이는 자리라면 어디든 달려가
무역자동화의 효과를 전파하고 있다.

"사이버 무역은 이제 미래의 얘기가 아닙니다. 인터넷이 종전의 편지기능을
대체해 가듯 무역업무도 전자문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하지 않으면 경쟁
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어요"

우리나라의 무역건수는 연간 4백67만건에 이른다.

매년 무역건수가 20만건씩 급격히 증가하면서 기존의 방식은 이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 사장의 높아진 목청이 설득력을 얻는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이상열 사장 약력 >

<> 39년 대구출생
<> 상공부 사무관
<> 주프랑스대사관 상무관
<> 특허청 기획관리관
<> 상공부 전자정보공업국장, 통상진흥국장
<> 특허청 항고심판소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