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경영기법에 대한 한국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고 외국기업의 잇따른 상륙으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런 추세에 부응해 전사적 자원관리(ERP)프로그램 전문업체
한국오라클과 함께 전략적 기업경영에 대한 전문가 좌담회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학계와 기업 전문가들이 참석해 정보기술(IT) 솔루션 도입을
통한 경영혁신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 참가자 : 조동성 서울대학교 경영대교수
유영민 LG전자상무
백남웅 앤더슨컨설팅이사
최승억 한국오라클상무
강영현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사회) ]

<>강영현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사회) =지난해 미국 대통령 정보기술자문
위원회가 낸 보고서에서는 "90년이후 미국경제 성장의 3분의 1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한 IT가 담당했다"고 했습니다.

IT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얘기로 받아들여지는데요.

최근에는 기업경영의 전략적 해결방안으로서 IT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조동성 서울대학교 경영대교수 =IT는 이제 기업 경영에 있어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필수조건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우리 경제는 60~80년대의 수출주도형을 거쳐 구조조정을 통한 전문화
집중화 단계로 넘어오고 있는데 경제구조를 선진화시키려면 보다 심층적으로
IT를 도입해야 합니다.


<>유영민 LG전자상무 =기업에서 전자상거래는 이미 자리를 잡고있는
단계입니다.

부품이나 재고관리 부문의 정보화도 빨라지고 있어요.

우리 LG그룹도 전사적 자원관리(ERP) 등 IT부문에 상당액을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IT는 설비투자로 끝나는게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최승억 한국오라클상무=IT는 얼마전까지도 업무자동화의 도구로만
여겨졌지만 이제는 비즈니스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기업도 예전의 개별적인 IT관련 제품 도입단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비즈니스
효율을 높이기 위한 포괄적인 솔루션을 찾고 있어요.

경영컨설팅과 솔루션이 통합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오라클의 전략적 경영관리 솔루션인 "오라클 SEM(Strategic Enterprise
Management)"도 기업의 각종 자원 활용, 원가관리, 조직업무의 효율화 등
다양한 기능을 모두 제공하고 있습니다.


<>백남웅 앤더슨컨설팅이사 =지금까지 IT는 생산 구매 판매 재고 등
경영관리와 회계지원에 주로 쓰였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관리.회계뿐 아니라 전략적 경영관리와 인사관리 등에도
IT가 도입돼야 합니다.

연봉제 확산에 따라 보다 과학적인 인사관리가 필요한 만큼 이런 부문도
곧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거나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 외에 다른
부가적인 효과를 가져오는등 IT 도입에는 다양한 잇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 교수 =IT경영체제에서는 업무가 보다 투명해질수 있습니다.

이메일로 업무를 처리하면 증거가 남기 때문에 그릇된 이윤 추구의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국내에서는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이후 투명성이 매우 강조되고
있는데 열마디 말보다 IT시스템 구축이 빠른 해법이 될수 있다고 봅니다.


<>백 이사 =예전에는 거의 모든 기업에서 제품 또는 재고의 흐름과 매출
기준의 조사결과가 같지 않았습니다.

관리가 투명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러나 ERP 시스템을 도입하면 정확해집니다.

미국에서는 공인된 ERP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기업에게 세무조사를 면제해
주기도 합니다.


<>유 상무 =IT도입을 위한 기업 문화를 만들고 규정이나 법규를 정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IT가 비즈니스를 움직이는 원동력으로 중시되고 있지만 우선은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서 제대로 기능할수 있도록 하는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조 교수 =IT가 업무 효율을 높이고 또 새로운 비즈니스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단계는 서로 다릅니다.

예를 들어 미국 서점체인인 반즈앤 노블이 전산화하는 것이 업무효율을
높이는 단계라면 아마존의 전자상거래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창출입니다.

마찬가지로 시티은행의 전산화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사이버은행을
만드는 것은 의미가 다르지요.


<>최 상무 =IT를 도입할때 가장 나쁜 동기는 "미투(me-too)" 전략입니다.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설비를 도입하면 성공을 거둘수 있지만 남이 하니까
따라하는 경우 실패 확률이 높아집니다.


<>유 상무 =3~4년전 남보다 앞서 ERP시스템 구축에 나선 기업은 지금보다
비용도 많이 들고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위험을 감수하고 새 시스템을 도입하는 곳에는 정부에서 혜택을 줬으면
합니다.

앞서간 기업들도 어려움이나 실패사례를 다른 기업과 공유해 국가 전체의
비용을 줄이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조 교수 =IT시스템 도입을 확산시키려면 대규모 프로젝트뿐 아니라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 효과를 절감할수 있는 소규모 시스템도 중요합니다.

가령 저의 경우 서울대 국제지역대학원의 구조조정으로 업무보조직원을
없애면서 이 점을 실감했습니다.

이메일을 직접 보내는 건 힘들지 않지만 편지나 팩스를 보내는 일은 손이
너무 많이 갑니다.

이메일 내용을 바로 편지나 팩스로 발송할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해요.

이렇듯 작지만 효과를 바로 느낄수 있는 솔루션을 공급하고 보다 쉬운
언어로 시스템을 알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정리 =조정애 기자 j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