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무직 상태로 돌아갈 것이며 학자 사상가 과학자 본연의 자세로
돌아갈 것입니다"

철학자에서 한의사로 변신하는 등 기행으로 화제를 모았던 도올 김용옥(50)
전 고려대교수가 3일 은퇴를 선언했다.

도올한의원을 폐업하고 서울대(천연물과학연구소) 중앙대(의과대) 용인대
(유도학과)교수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후 서울 동숭동 도올한의원에서 은퇴성명을 발표했다.

김씨는 "무의 상태로 돌아가 연구및 저작활동에만 전념하기 위해 모든
사회활동을 중단한다"며 "앞으로 4년동안 미국 하버드 의대 신경생리학과에서
동양의학의 핵심인 침을 서양의학에 접목시키는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의원 운영과 교육활동 등으로 지난 2년간은 세속적인 의미에서
인생의 황금기였다"며 "그러나 좋은 생활에는 항상 함정이 있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 "유배"를 당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지난 86년 양심선언과 함께 고려대 철학과교수직을 떠난뒤 90년 원광대
한의대에 입학했던 김씨는 96년 도올한의원을 개원했다.

특히 지난해 모 일간지에 "차범근 감독에게 할말 있다"는 기고를 통해 게임
승리후 기도하는 차감독을 직설적으로 비판, 논란을 빚기도 했다.

도올은 5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 이건호 기자 lee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