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의 부도파문이 뒤늦게 증시를 강타했다.

부도사태에도 이틀연속 상승했던 종합주가지수가 갑자기 추락, 20포인트가
넘는 폭락장세에 거래마저 크게 줄었다.

한보사태의 정치권 비화와 대폭적인 사정한파 조짐은 투자자들의 숨은
경계심리를 자극시켰다.

은행주를 비롯 재무구조부실주가 큰 폭으로 내린 가운데 재료를 보유한
일부 개별종목과 자산가치가 있는 몇몇 종목만이 시장을 지탱했다.

<> 장중 동향

=약보합으로 출발한 이날 주식시장은 장중 한때 제일은행이 반발매로
4천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는듯 했다.

그러나 한보철강의 부도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해지자 은행주는
물론 대형우량주에도 경계매물이 쏟아졌다.

장중 반등시도도 미약했을뿐 줄곧 하락추세를 면치 못했다.

거래마저 부진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더해주었다.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종합주가지수 25일선인 670선마저 후장들어 깨지자
시장은 순식간에 붕괴되고 말았다.

고객예탁금이 좀처럼 늘지 않는데다 소형주를 중심으로 신용융자마저 느는
등 수급상황도 여의치 않아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말보다 20.41포인트 하락한
664.70으로 마감됐다.

거래량도 크게 줄어든 2천8백32만주였다.

<> 특징주

=이날 매매가 재개된 한보철강은 현대 등으로의 인수기대가 있었으나
매수세가 자취를 감춰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현대전자가 기관들간의 대량거래로 거래량 1위를 기록했으나 소폭의 하락세
로 마감됐다.

그러나 한보철강의 부도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인천제철과 문배철강은
오름세를 탔다.

은행주는 연일 하락세였으나 제일은행이 무려 84만주나 거래돼 연일 대량
거래돼 눈길을 끌었다.

외환은행이 다시 하한가까지 떨어지는 등 한보철강에 대출을 많이 해준
금융기관은 여전히 하락세였다.

개별종목의 순환상승세 속에서 오름세가 약했던 대성자원 동원 방림 등
자산가치 우량주의 강세도 특징이었다.

대구종금은 태일정밀측이 공개매수 수량과 가격을 높인데 따라 가격제한폭
까지 올랐다.

대경기계기술 대성전선 신라교역 동일고무벨트 등 개별재료들도 강세를
보였다.

<> 진단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670선이 붕괴됨에 따라 시장은 조정양상을 보일
것이란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주가가 더 상승하려면 고객예탁금이 늘어나는 등 추가적인 실탄이 필요
하다는 얘기다.

한보철강의 부도파문이 확산되면 심리적 충격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달러강세는 지속되고 있어 이번주는 하락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 640선을 1차지지선으로 설정하고 있다.

<< 호재 악재 >>

<>한보철강 부도파문 장기화 조짐
<>국회 한보관련 국정조사권 발동
<>한보관련 정치권 사정한파 예상
<>고객예탁금 감소
<>달러강세 지속
<>소형주 신용증가

<최명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