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투병중인 70대 할머니가 4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모교에 괘척해
화제.

지난 44년 숙명여전 가정학과(4회)를 졸업한 김경애할머니(72.서울
서초구 방배동)는 6일 오전 모교를 찾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소재
5백30여평(시가 42억원)의 땅을 박물관건립 기금으로 기증했다.

김할머니가 거액의 재산을 모교에 헌납하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해
3월 췌장암으로 서울대병원에서 받은 큰 수술이 계기가 됐다.

김할머니는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 살아 생전에 뜻있는 일 한번 제대로
못한 데커다란 회한을 품고 뭔가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강렬한 소망을
갖게 됐다는 것.

수술경과가 좋아 건강을 회복중인 김할머니는 곧바로 10여년전
토지공사에서 헐값으로 불하받은 경기도 안산의 땅이 평당 8백만원 정도로
값이 오른 사실을 알고이 땅을 좋은 일에 쓰기로 결심했다.

기증할 대상을 찾던 김할머니는 모교인 숙대가 지난해 10월 창학 90주년
행사의 하나로 기획한 "숙명 90년 발자취" 전시회에 갔다가 아직까지
독립된 박물관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마침내 남편 장인상씨(81.전공무원)와
함께 땅 문서를 들고 이날 모교를 방문했다.

이경숙 숙대총장은 "김동문의 모교 사랑은 후배들에게 길이 모범이 되고
학교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감사의 말의 한 뒤 대리석으로 만든
감사패를 김할머니에게 전달했다.

한편 숙대는 이 땅을 재원으로 박물관을 세워 "김경애관"으로 부르기로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