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내외의 매출액을 가진 영세한 제약업체들이 그래도 R&D에
매출액의 3,4%이상을 투자하고있읍니다.

이제는 연구개발을 하면 돈이 벌린다는 확신을 주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45년 설립, 8월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중외제약 이종호 회장(63)은
66년에 입사해 30년간 이 회사를 이끌어오면서 대형제약업체로는
드물게 자양강장드링크류를 외면하고 치료제전문업체로서 고단한
길을 걸어왔다.

"현재 우리회사의 주력품인 링게르액은 한 병값이 생수 한 병값
보다도 싼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세계5대수액제메이커중의 하나로 생명에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약을 만들고있다는 자부심은 큽니다"

이회장은 제약산업이 자동차나 전자산업처럼 큰 돈도 벌지못하는데
국민건강, 인류건강에 기여한다는 긍지라도 갖고 있어야 하는것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제약산업이 60,70년대의 고속성장기에 뭘하고 아직도 영세규모냐고
힐난하지만 정책금융혜택도 받아본 적이 없이 70년대까지 사채를
끌어다썼고 80년대는 KGMP(우수의약품생산기준)설비투자에 매달렸다"고
말하는 이회장은 일본이 미국, 유럽의 제약산업을 따라잡기위해 정부가
적극육성에 나서 최근 신약개발건수에서 미국을 앞질렀다고 설명한다.

대기업의 제약산업참여와 관련,이회장은 현재 제약사업을 하는
대기업중에 영세업체가 수십년간 매달려온 시장에 카피품목을 내세워
저가로 물량공세를 펴는가하면 숙취해소음료등 드링크장사로 돈버는
곳이 있다며 연구개발투자에서 정당성을 찾고 페어플레이를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올해초 경실련이 준 경제정의기업상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이회장은
무엇보다도 존경받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싶다며 2000년이전에 중외제약
에서만도 반드시 3,4종의 신약이 나올수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김정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