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으로 가자-. 오는 6월27일의 지방자치단체선거를 계기로 대기업들이
내건 캐치프레이즈이다.

재계는 지방화시대에 대비해 계열사별로 지역협의체를 구성하거나
사업장을 분산배치하는등 "지역밀착경영"에 나서고 있다.

아예 지방거점별로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본사를 서울에서 지방으로
옮기는 적극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들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LG그룹은 최근 전국을 중부권과 호남권 영남권 영동권 제주권등 5개
권역으로 나눠 19개의 지방협의체를 구성했다.

지역협의체에 속한 계열사는 분기별 정기회의나 수시회의로 지역정보를
교환하고 그룹내 협조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방에 뿌리내리겠다는게 LG그룹의 지방화 전략의 요체이다.

대우그룹은 옥포와 창원 인천등 계열사 소재지를 중심으로 지역협의체를
구성했고 삼성그룹은 최근 전국을 6개지역으로 나눈후 지역별로 현지
사업을 담당할 지역장을 임명했다.

지방화의 바람은 건설업계에도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일부 건설업체들은 수도권의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고 각 시도에
자회사를 서둘러 설치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지자제가 실시되면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연고업체에
공사우선권을 줄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건설회사인 (주)건영은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등 전국 7대도시에
지방자회사를 설립했다.

일부 중견건설업체들은 본사를 지방으로 옮기는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다.

올들어 대륙종건과 세안종건 가문건설 쌍방울건설 한독종건등이 수도권
중심의 영업거점을 지방으로 이전했다.

대형건설업체들은 본사를 서울에 두되 지방에 현지법인이나 지사 사무소
등을 설치해 지방의 정보수집및 공사수주전에 적극 참여한다는 전략이다.

(주)대우건설부문은 최근 마산 광주 청주 춘천에 지사를 설치했고 97년
말까지 전국에 200개의 자회사를 설립,지방업체와 컨소시엄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건설은 대구 부산 광주 대전등 4개지역에 영업망을 구축했고
쌍용건설은 부산 대구지사에 이어 광주에 호남지사를 설립했다.

호남지역 연고기업인 금호건설은 울산 송탄등에 지사를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기업들은 지역신용보증조합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그룹은 경남신보에,삼성그룹은 광주신보에,포철은 대구신보에
각각 50억원씩 출연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의 광주신보 참여계획은 지역기반이 약한 호남지역에 대한
본격투자의 신호탄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기업의 지방화 계획은 재정자립도향상과 지역발전을 도모하려는
전국 시.도 지방자치단체의 욕구와 맞아떨어져 앞으로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현재 전국 15개 시.도는 해당 지역에 민간기업을 유치하기위해 공단
분양가를 인하하거나 세금감면혜택 지방신용보증기구신설등의 묘책을
마련중이다.

각 지방자체단체장들은 최근 전경련 상의등 경제단체 모임에 뻔질나게
찾아다니면서 자기 지역에 투자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