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흑룡강성이 새로운 투자요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연해위주의
경제개방시책으로 그동안 등한시돼왔던 흑룡강성이 풍부한 천연자원을
밑거름으로 외국인투자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및 유럽대륙진출의 거점이란 지리적이점을 갖고있는 이 지역은
엔개발계획(UNDP)이 추진하고 있는 두만강유역개발계획과 맞물려
앞으로의 북한진출을 위한 전략요충으로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그러나 저임금을 노린 단순임가공형태의 진출에 머물러
이지역의 잠재력을 충분히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이지역 투자환경및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을 보다 철저히 분석,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공동으로 지난 8월21일부터 15일간 이 지역의 투자
환경을 조사한 대륙연구소(회장 장덕진)의 조사보고서를 요약한다.

중국 흑룡강성이 경제적 도약을 위해 꿈틀대고 있다.

중국정부의 개혁.개방노선에 발맞춰 성내부 경제기반을 개편하는가 하면
대규모 외국자본유치에 열을 올리는등 지난 1920년대 번영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중국경제발전의 주변지역이라는 위치에서 벗어나 중심지역으로의 탈바꿈
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흑룡강성을 바라보는 국내의 시각도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대륙진출을 위한 투자요충지이자,천연자원개발수입의 전진기지로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흑룡강성은 중국 최대의 천연자원및 식량공급기지이다.

원유의 경우 송눈평원중부지역에 대경유전이 위치하고 있는등 매장량과
산유량에서 중국최대를 자랑하고 있다.

석탄매장량도 2백억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매년 전국 석탄
생산량의 7.1%를 점유하고 있다. 금 흑연 목재는 물론 풍부한 수자원
또한 마찬가지다.

경지면적 역시 중국에서 가장 넓다. 특히 이지역의 경지는 세계3대
흑토지역의 하나로 다른 성에 비해 2~5배나 비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풍부한 자원을 밑바탕으로 최근들어 2차산업비중이 50%를 넘는
등 중국 건국이래 흑룡강성은 중화학공업 중심기지로 육성돼왔다.

그러나 중화학공업위주의 산업구조는 지난 79년이후 추진돼온 중국의
개혁.개방추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할수 없게 만들었다.

변경지역으로서 외국인투자의 눈길을 끌지 못한채 연해경제특구지역보다
길게는 10년,짧게는 6~7년가량 뒤쳐지게 됐다. 타지역 발전을 위한
자원공급기지로서의 역할에 만족해야했다.

그러나 지난 92년 등소평의 남순강화이후 흑룡강성의 경제발전에 대한
자세는 급변했다.

그동안의 연해중심 발전전략에서 전방위 개혁.개방의 기치를 높이고
중국전역의 경제권을 남부권,상해권,동북부권으로 나눠 다각적인 균형
경제발전을 꾀한다는 새로운 경제발전전략에 발맞춰 독자발전전략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흑룡강성은 우선 석유화학공업을 주력산업으로 지속육성하고 풍부한
농업자원을 바탕으로한 농산품가공산업과 대규모 경지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제작물재배와 경제가금류사육을 확대하며 기존 노후기업에 대한
설비개선과 현대적인 기업관리제도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대외개방에 있어서도 최근의 동북아 경제구역화 추세나 대러시아
변경무역및 주변국과의 경제교류강화를 위한 조치로 90년이래 13개의
변경경제합작구를 설치했으며 15개의 경제개발구도 마련,투자에 따른
각종 특혜를 보장하는등 외국인투자유치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경제도약을 위한 흑룡강성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들어 서서히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투자건수가 1천7백17건으로 92년에 비해 86%나 증가했으며
투자액도(계약기준)10억9천만달러로 무려 1백% 늘어났다. 실제 외국인
투자액은 3억달러로 1백70%의 증가율을 보였다.

대외무역 총액도 30억5천만달규모로 6.2%증가,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변경무역 또한 지난해 20억7천만달러를 기록,29%의 증가율
을 보이고 있다.

흑룡강성은 그러나 아직 자원및 중공업위주의 성이자 농업개발의
잠재력만이 풍부한 곳으로 투자에 대한 매력이 없는 것처럼 생각된다.

기존의 다른 연해지역 처럼 일정규모의 시장경제가 확립되어 있는 곳도
아니며 잘훈련된 노동인력도 풍부한 편은 아니다.

다른 성과 마찬가지로 급속한 성장에 수반되는 인플레로 인해 저임금의
혜택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사회간접자본도 완전하게 구비돼 있지
않아 직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흑룡강성이 투자기반을 완벽히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해서 진출을
늦춰서는 안될것이란 지적이다.

중국북방의 중심지로서,그리고 동북아경제권의 일원으로서 흑룡강성이
갖는 의미가 어느때보다 크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풍부한 농업자원은 국내식량개발수입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해낼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천연지하자원 역시 마찬가지이다.

흑룡강성은 지리적 위치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투자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UNDP가 추진하고 있는 두만강유역개발은 대륙진출의 요충으로서뿐만
아니라 대러시아진출의 우회기지로서 이지역이 갖는 진가를 더해줄
전망이다.

그러나 이제까지와 같이 비교적 단순한 임가공형태의 진출로는 기대했던
투자이익을 끌어낼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저임금의 혜택만을 노린 진출은
성장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앞으로의 이지역 경제질서 변화까지를 내다보는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전략을 새로이 수립해야할 시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