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사준 패딩 송곳 테러"…피해자 학교 떠난 결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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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교사는 "증거 없다" 회피
가해 부모 "우리 애는 안 그래"
보상금 지급은 달랑 '10만원'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빠가 사준 패딩을 입지 못한 중학생의 사연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올해 초 A씨는 중학생 아들에게 한 브랜드의 새 패딩을 사줬다. 그런데 아들이 패딩을 입지 않자 이상하게 여긴 A씨가 이유를 묻고 옷장을 열어보니 패딩 후면과 측면이 송곳으로 1000군데 이상 뚫려 있었다.

A씨가 아들에게 자초지종을 물으니 같은 반 학생이 "짭(가품)이냐"며 패딩을 가져간 뒤 무리와 함께 구멍을 뚫어 돌려줬다고 했다. 아들이 하지 말라고 했지만 소용없었고, 이 과정을 반 학생 전체가 지켜봤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A씨가 담임교사에게 신고하자, 가해 학생은 "피해 학생이 해도 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담임교사가 '양측 진술이 다르고 증거가 없다'며 학교 폭력이라는 판단을 유보하고 사실상 당사자 간 해결을 종용했다는 입장이다. 가해 학생 학부모 역시 "우리 아이는 그런 애가 아니다"라며 책임을 부인했다고 알려진다.



이후 가해 학생은 교무실에서 "네가 하라고 해서 했지만 미안해"라는 사과를 전했고, 학부모 측은 보상금으로 10만원을 입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씨는 이사를 결심하고 아파트를 매도했다. 가해 학생 무리는 여전히 학교에서 아무런 제재 없이 생활 중이라고 A씨는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가해 학생들이 패딩 훼손에 집단으로 가담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공동재물손괴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 형법은 여러 명이 역할을 나눠 범행에 가담한 경우 공동정범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집단 괴롭힘 성격이 인정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피해 학생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행위가 계속됐고, 다수 학생이 이를 지켜보는 상황에서 사건이 벌어졌다면 피해 학생이 느끼는 모욕감과 정신적 충격 역시 학교폭력 판단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A씨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학교 측의 대응 역시 향후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법원은 과거 학교폭력 사건에서 학교나 교사가 사안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사와 보호 조치하지 않았을 경우 별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특히 학교폭력 조사 과정에서 사건 축소·은폐를 유도하거나 피해 학생 보호에 소홀했던 교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도 있다.



부산지방법원은 2017년 5월 학교폭력 진상조사 과정에서 생활지도부장이 가해 학생들에게 "때렸다고 하지 말고 툭툭 쳤다고 말하라", "만졌다고 하지 말고 스쳤다고 해라"는 취지로 발언하며 사건 축소·은폐를 유도한 사안에서 해당 교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 학생과 학부모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보고 교사에게 위자료 지급을 명령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담임이 공범 수준", "사과도 보상도 말이 안 된다"며 분노했다. 일부는 "피해자가 도망가는 결말이 반복되는 게 문제",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