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내 중국인 이주민 26만여명
대만 당국 “소수의 정치요원 존재
中, 위협·보상 등으로 포섭 시도”
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대만 남성과 결혼한 중국인 여성 쉬춘잉은 중국 공산당에 포섭돼 대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수감돼 있다. 대만 검찰은 그녀가 중국 당국자들의 지시를 받고 대만 입법위원 및 시장 선거에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중국 당국자가 사업 출장으로 위장해 대만에 은밀하게 입국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주장한다.
대만 정부 기관들은 쉬춘잉과 같은 ‘중국 본토 출신 배우자’가 중국의 정치 요원으로 동원될 수 있다고 본다. 이들의 가족과 재산이 중국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에서 위협을 하거나 금전적 보상을 약속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만 내 중국인들을 포섭한다는 주장이다. 선유중 대만 대륙위원회 부주임위원은 “본토 출신 배우자 공동체 전체에 낙인을 찍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특정 임무를 갖고 이곳에 올 수 있는 본토 출신 배우자가 소수 존재하며, 그것은 극도로 골치 아픈 일”이라고 NYT에 말했다.
대만 이민 당국에 따르면 중국 이주민 공동체는 약 26만1000명에 달한다. 대부분이 여성이며, 몇몇은 대만 당국으로부터 ‘베이징 요원’으로 의심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대만 법원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대만 반침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약 80명이다. 대부분 대만 출생 정치인, 언론인, 사업가들이며 중국 이주 여성은 소수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략이 산발적인 첩보 활동에서 대만 사회와 정치 체제 안으로 정교하게 침투하는 것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한다. 커정헝 전 대만 국가안전국 부국장은 NYT에 “노골적으로 말하면, 그들(중국)이 더 많은 친중 대리인을 키우고 싶어 한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법원은 정당한 표현의 자유와 활동, 그리고 중국 정부가 지시한 공개적·불법적 활동 사이의 경계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한 법원은 지난해 대만 국가안전법에 따른 사건을 기각하며, 중국 이주민 여성에 대한 혐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도 했다.
한편, 쉬춘잉은 1990년대 대만 남성과 결혼한 뒤 대만으로 이주했으며, 2000년에 대만 시민권을 취득했다. 본토 출신 배우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 연합을 만드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모임은 잠재적 유권자로서 대만 야당들의 관심을 끌었다. 상당수의 배우자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정기적으로 중국으로 돌아갔으며, 그 과정에서 중국 당국자들과의 접점이 생긴 것으로 파악된다.
쉬춘잉이 대만민중당의 입법위원 후보로 거론될 무렵, 대만 검찰은 그녀가 중국 당국자 2명과 위챗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중국 민정부 소속 당국자인 양원타오는 그녀에게 “우리가 우리 사람들을 입법원에 들여보내면, 그들은 발언할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썼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