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가 안은미, 파리 광장에서 사람들과 손잡고 둥글게 춤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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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파리서 열린 ‘유럽 뮤지엄의 밤’ 특별 공연
10년 우정의 프랑스 시민 춤꾼들과 파리 한복판서 장관
공연은 오후 7시 30분부터 3시간 동안 미술관 로비와 광장, 마티스 전시실, 알베르 아몽 홀을 가로지르며 펼쳐졌다. 안은미의 비전문가 참여 프로젝트 '1분 59초'의 역대 참가자 24명이 전시장 곳곳에서 홀로 돌기 시작하자, 관람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손을 잡고 거대한 원 안으로 합류했다. 2016년부터 10년간 프랑스 시민들과 쌓아온 관계와 기억이 하나의 공동체적 춤으로 부활한 순간이다.
그는 "노랑은 조건, 파랑은 변형, 핑크는 발생"이라며, "나는 완성된 작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어나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을 발생시키는 것"이라고 이번 작업의 본질을 설명했다.
퍼포먼스의 정점은 앙리 마티스의 걸작 <춤> 앞에서 이루어졌다. 마티스의 그림 속 인물들이 서로 손을 잡지 못한 채 허공을 부유했다면 안은미는 관객들의 손을 직접 잡아 실제 공간에서 원을 완성했다. 그림에서 이탈했던 땅의 자리를 회복하고, 캔버스 안의 멈춰진 움직임을 살아있는 인간의 호흡으로 연결해낸 것.
공연 내내 바닥에 축적된 몸의 움직임, 밀가루와 색채가 결합해 만들어진 사건의 잔여물을 관객의 삶으로 전이시키는 행위였다. 그날 밤의 사건이 관객의 손과 숨결 속에서 계속해서 춤추게 만드는 매개체가 되었다. 안은미가 일으킨 백만의 밤은 그렇게 관객들의 손바닥 위에 묵직하게 남았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