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세 체납관리단, 어려운 납세자의 재기를 돕다

임광현 국세청장
국세청은 올해 3월 기간제 근로자 500명을 실태확인원으로 채용하여 ‘국세 체납관리단’ 운영을 시작했다. 실태확인원은 체납자와 전화로 방문일정을 조율한 뒤 주소지나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생활실태와 납부 능력 등을 상세히 확인한다. 세무서 체납 담당 공무원은 실태 확인 결과를 바탕으로 체납자 유형을 일시적 납부 곤란자, 고의적 납부기피자, 생계 곤란형 체납자 등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맞춤형 체납관리를 한다. 고의적 납부 기피자에 대해서는 현장 수색·민사소송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끝까지 징수할 계획이다.



국세 체납관리단의 역할은 체납세금을 징수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체납자에게 체납 사실과 납부를 안내하는 한편 실태 확인 과정에서 생계 곤란형 체납자를 발견하면 체납액 납부 의무 소멸을 통해 경제활동 복귀를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체납액이 2000만원인 A씨의 사례를 보자. 건설자재 납품업을 하던 A씨는 거래처 부도로 자금난을 겪다가 폐업한 후, 보증금도 없는 월세방에서 생계급여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었다.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으로 경제활동조차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A씨의 절박한 사정을 확인한 국세 체납관리단은 실태 확인 내용과 납부 의무 소멸 신청서를 세무서에 통보해 체납액 2000만원의 납부 의무를 소멸시켰다.



납부 의무 소멸 제도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워 체납된 세금을 납부하기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가 폐업, 무재산, 체납액(2025년 1월 1일 이전에 발생한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 5000만원 이하 등 법률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국세체납정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납부 의무를 면제하는 지원제도다.



체납액 납부 의무가 소멸한 A씨는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가능해졌다. 국세 체납이 없음을 증명하는 납세증명서도 발급받아 금융회사 대출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의 길도 열렸다. 체납자를 ‘징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경제 성장의 동반자’로 본 결과다.

기대 이상의 효과가 확인됨에 따라 국세청은 기간제 근로자 2500명을 추가로 채용해 오는 7월부터 전국 133개 세무서로 국세 체납관리단을 확대 운영한다. 특별시와 광역시 등에서만 활동하는 국세 체납관리단을 세무서별로 운영함으로써 지역별 편차가 없는 촘촘한 체납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쉬었음 청년 등에게는 소중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회도 마련할 수 있다.



지난달에는 대전지방국세청 국세 체납관리단 업무 현장을 방문해 기간제 근로자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기간제 근로자들은 ‘내년에도 국세 체납관리단에서 계속 근무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국세청도 기간제 근로자에게 만족할 만한 근무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세 행정의 근본은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지만, 지향점은 결국 ‘사람’이어야 한다. 3000명의 국세 체납관리단이 현장에서 전하는 따뜻한 상담과 배려는 벼랑 끝에 선 납세자에게 ‘국가가 끝까지 함께 한다’는 신뢰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