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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놀러 와서 3000만원 질렀다"…中 관광객 이 정도였나
"한번에 수백~수천만원씩 사가"…25만 '큰손' 중국인 몰려온다
中 큰손들 일본 대신 한국으로
춘절 연휴…한일령 반사수혜
유통가, 춘절 특수잡기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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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롯데백화점 한 화장품 매장에도 직원이 4명이나 되지만 모두 고객을 응대하느라 쉴 틈이 없다. 가까이 다가가니 귀에 들리는 말은 명품 매장과 마찬가지로 한국어가 아닌 중국어. 이 매장 직원은 "최근 들어 외국인, 특히 중국인 고객이 확 늘었다"며 "한번에 몇 백만원어치 사가는 고객들이 종종 있는데, 조금 전 한 고객도 가족들 선물을 산다며 한번에 400만원어치 넘게 사가지고 갔다"고 말했다.
中관광객 전년대비 52% 증가 예상
백화점·면세점 등 유통업계는 연휴 기간 한국의 설과 중국의 춘절을 동시에 맞아 분주한 모습이다. 춘절은 우리나라 설날에 해당하는 중국의 가장 큰 명절이다. 올해는 춘절 연휴는 15일부터 23일까지 총 9일로 역대 가장 길다.
특히 이번 춘절 연휴에는 씀씀이가 큰 부유층 중국인들이 ‘큰손’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군사 개입 가능성' 발언 이후 중·일 갈등이 이어지면서 일본 대신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관광객들의 씀씀이는 매출 성장률 부문에서 다른 외국인들을 압도하고 있다. 2024년 기준으로 중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622달러(약 238만원)로 전체 외국인 평균(1372달러)을 웃돈다. 춘절 기간 중국인 관광객들의 지출할 돈만 3억3000만달러(약 4765억원)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아예 방문 목적이 관광보다 쇼핑인 중국인 관광객들도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작년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90% 급증해 6000억원을 넘어서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도 외국인 매출이 900억원을 돌파하며 월별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주요 백화점 점포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작년 기준 롯데본점 25%, 더현대서울 20%에 달한다.
중화권 고객이 즐겨 찾는 카지노·숙박 시설도 춘절 특수를 누리고 있다. 1600실 규모의 제주 그랜드하얏트는 춘절 기간에 하루 최대 1590실이 예약돼 사실상 만실이다. 지난해 춘절 기간에는 하루 최대 1000실 안팎이었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도 같은 기간 평균 객실 예약률은 95%로 전일 만실에 가까운 객실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워커힐점은 아예 리뉴얼을 통해 VIP 영업 공간을 확대한 상태다.
'춘절 특수' 노리는 유통가
유통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백화점 업계는 쇼핑 환급 혜택을 확대하며 큰 손 관광객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통상 구매금액의 5~7% 수준이던 쇼핑 환급률을 춘절 기간에 8~12%까지 끌어올렸다. 신세계백화점은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신세계상품권 환급 혜택을 제공한다. 이 백화점은 외국인 VIP 고객을 위한 별도의 전용 라운지를 올해 안에 오픈하고, 외국인 VIP 서비스 역시 고도화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중국 전통인 ‘홍바오’(붉은 봉투)에 상품권을 담아 증정하기로 했고,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점에서 한복 입어보기 등 체험 콘텐츠를 내세웠다.
유통업계 관계자도 “쇼핑 한번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씩 쓰는 큰손 고객들이 엔저 흐름을 타고 일본으로 몰려가 현지 백화점이나 쇼핑센터 매출을 큰 폭으로 올려놨는데, 최근 중국 정부의 '한일령(限日令)'으로 일본에 들어가기 어렵게 되자 한국 유통시장으로 다시 몰리고 있다”며 “춘절 연휴를 기점으로 방한 중국인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