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투자 타율 높이기보단 소중한 시드머니 지킬 때

장경영의 Money 읽기
(83) 야구와 주식

KT 위즈 우승 비결은 '수비 집중'
장세따라 투자도 공·수 전환해야
변동 큰 새해엔 우량 빅테크 주목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지난 5일 문을 닫았다. 2022시즌을 앞두고 팀마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자유계약선수(FA) 붙잡기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 FA 계약 총액이 역대 최고 금액(2016년 766억2000만원)을 뛰어넘어 989억원에 달했다.

야구에선 공, 수, 주가 중요하다. 공격과 주루는 점수를 올리기 위해 수비는 상대편에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 필요하다. 공격지표는 팀타율이, 수비지표는 평균자책점(ERA)이 대표적이다.지난해 프로야구 통합우승팀인 KT 위즈는 정규시즌에서 팀타율 4위였다. 안타 수로는 5위, 홈런 수로는 7위에 그쳤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이 3.67로 LG 트윈스(3.57)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3위인 두산 베어스(4.26)와는 꽤 큰 차이를 보였다. 공격보다 수비를 잘한 것이 우승 비결이라고 할 만하다.

주식 투자에도 공격과 수비가 있다. 공격은 ‘수익률 높이기’다. 적극적인 공격을 하려면 과감한 베팅이 필요하다. 수비는 ‘잃지 않기’다. 더 정확하게는 크게 잃지 않기다.

증권사들은 대개 10월 말쯤 이듬해 증시를 전망한다. 2개월 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2022년 코스피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넘어서 상단이 3450~360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상반기 중에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키움증권은 하반기엔 미국 중간선거, 2023년 실적 불확실성 등으로 상반기 상승폭을 반납하는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엔 일본계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이 새해 코스피지수 전망치로 3500을 제시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 3400, 골드만삭스 3350 등과 비교하면 외국계 IB 중 가장 높았다. 노무라증권도 새해 하반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유동성 긴축정책이 시차를 두고 수요를 위축시켜 하반기 한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런 전망을 종합해서 판단하자면 새해는 공격보다 수비가 중요한 해라고 할 수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새해엔 안정성과 변동성 관리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며 “큰 틀에서 성장주를 선호하지만 핵심 우량 빅테크로 압축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새해 주식 투자는 핵심 우량 빅테크와 경기 방어 섹터를 함께 사는 바벨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한국 주식에서도 성장주(BBIG·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와 경기 방어 섹터 및 리츠 등을 적절히 섞는 바벨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불안할 땐 선진국, 그중에서 미국이란 주장도 나왔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새해엔 기준금리 인상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만큼 투자 심리가 전년 대비 위축될 것”이라며 “불안한 시기일수록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선진국 중에선 미국의 매력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수비를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은 ‘욕심 줄이기’다. 주식에서 크게 잃는 경우는 대부분 욕심 때문이다. 욕심을 줄여 수비에 비중을 더 두는 새해가 바람직해 보인다.

야구와 주식이 다른 점이 하나 있다. 프로야구는 정규시즌 동안 한 팀이 144경기를 치른다. 한 경기에서 공격지표가 아무리 좋더라도 승률에는 영향이 없다.주식엔 이런 구분이 없다. 주식을 보유하는 한 수익률이 계속해서 바뀐다. 그래서 주식에선 의도적인 구분이 필요하다. 구분의 기준으론 목표수익률이 좋다. 처음에 세웠던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투자금의 일부나 전부를 현금화해서 숨 고르기를 해야 한다. 더 먹으려고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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