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13일 만에 130만 명 돌파할리우드 대작 ‘어벤져스: 엔드게임’(어벤져스4)의 흥행 광풍 속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등 선전하고 있다.
틈새공략으로 손익분기점 넘겨
지체장애 형제 감동·웃음 선사
이 영화는 어릴 때 겪은 사고로 몸을 쓸 수 없는 지체장애인 세하(신하균 분)와 다섯 살 아이의 지능에서 멈춘 지적장애인 동구(이광수 분)가 서로 도움을 주며 20여 년간 한몸처럼 살아오다가 보호자였던 신부가 숨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관객들은 인터넷에 ‘감동과 재미 둘 다 잡은 수작’ ‘무방비 상태로 들어갔다 옷 다 젖어서 나왔다’ ‘마음이 먹먹하네요’ ‘올해 본 영화 중에 제일 감동적’ 등 찬사를 쏟아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 강남대 교수는 “고아, 장애 등 신파적인 요소를 자극적이지 않고 세련되게 가족 이야기로 풀어냈다”며 “1000만 명을 넘은 ‘7번방의 선물’과는 정반대로 접근한 것이 사실적이고 진심어린 느낌으로 다가왔다”고 분석했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장애인 이야기의 기본 공식을 깼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화학작용으로 성장해가는 스토리는 많았지만, 장애인끼리의 이야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세하와 동구의 에피소드를 밝고 유쾌하게 그려내 관객이 거부감 없이 즐기도록 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육상효 감독은 “모든 사람은 장애가 있든 없든, 약점을 지녔다는 점에서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보다 약점을 지닌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더불어 사는 모습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실의에 빠진 사람들이 위로받고 힘을 얻어 극장 문을 나선다는 것이다. 이 영화를 제작한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약자들이 서로 돕고 연대하는 모습이 관객을 위로해준 것”이라며 “‘가정의 달’ 5월에 어울리는 영화”라고 말했다.
회사원 이정희 씨는 “피보다 진한 두 사람의 결합을 보면서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두 배우의 열연에 흠뻑 빠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하균과 이광수의 연기가 그만큼 빼어났다는 얘기다. 신하균은 목 아래로 움직일 수 없는 지체장애인이란 설정 때문에 말과 얼굴 표정만으로 다채로운 감정을 재미있게 전달했다. 코믹한 이미지의 이광수는 동구를 어둡지 않으면서도 과장되지 않게 표현했다. 두 배우의 절제된 연기가 극의 사실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