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매사에 자주독립 정신과 애국안민의 척도로 임하라는 김구 선생의 당부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경찰 정신의 뿌리가 됐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경찰의날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1919년 8월 김구 선생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에 취임해 대한민국 경찰의 출범을 알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안위보다 국민의 안전을 우선하는 '현장의 영웅'들을 보며 김구 선생도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이 '독도의 날'임을 상기하고 "우리 영토의 최동단을 수호하는 경북지방경찰청 독도경비대 여러분에게 각별한 격려의 인사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축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전국 15만 경찰관 여러분. 제73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을 이곳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치르게 돼 참으로 뜻깊습니다.
99년 전인 1919년 8월 12일,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에 취임했습니다."임시정부의 문지기"가 되겠다는 각오로 대한민국 경찰의 출범을 알렸습니다.
'매사에 자주독립의 정신과 애국안민의 척도로 임하라'는, '민주경찰' 창간호에 기고한 선생의 당부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경찰 정신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그의 후예들이 전국의 치안현장에서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자신의 안위보다 국민의 안전을 우선하는 '현장의 영웅'들을 보며 김구 선생도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은 또한 '독도의 날'이기도 합니다.
우리 영토의 최동단을 수호하고 있는 경북지방경찰청 독도경비대 여러분에게 각별한 격려의 인사를 보냅니다.
안보수사를 통해 평화를 지키는 일과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는 일은 하나라는 것을 끊임없이 되새겨 주길 바랍니다.
경찰관 여러분, 지금까지 여러분이 이뤄온 개혁의 성과만큼 국민의 믿음도 커졌습니다.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검경수사권 조정안'은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검찰과 경찰이 한편으로 긴밀히 협력하면서 한편으로 서로를 견제하면 국민의 인권과 권익은 더욱 두텁게 보호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경찰은 수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합니다.
국민이 수사과정과 결과의 정당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엄정하고 책임 있는 수사 체계를 갖추기 바랍니다.
지난 9월에는 '자치경찰제'의 구체적 실현 방안이 담긴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중앙에 집중된 경찰권을 지방으로 분권하고 지역의 특성과 지역주민의 요구에 맞는 생활안전과 치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경찰이 앞장서주기 바랍니다.
15만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을 자신의 사명이자 천직으로 여겨왔습니다.
경찰관의 노고에 합당할 수 있도록 처우개선과 치안 인프라 확충에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경찰의 일상이 된 '격무'도 해소해나갈 것입니다.
'경찰관 2만 명 충원' 목표에 따라 경찰인력을 꾸준히 증원할 것입니다.
경찰조직에 역동성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하위직에 편중된 직급구조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해마다 평균 16명의 경찰관이 순직하고, 1천800여 명이 부상을 당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위한 경찰의 희생과 헌신에 반드시 보답하는 국가가 될 것입니다.
경찰관의 부상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비 확충에도 더욱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랍니다.
경찰관의 정당한 법 집행이 위축되거나 경찰관 개인에게 부당한 책임이 주어지는 일이 없어야 국민의 안전이 더욱 철저히 지켜질 수 있습니다.
경찰이 당당하고 공정하게 법 집행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경찰관 여러분이 쉼 없이 뛴 시간만큼 국민이 안전해졌습니다.
국민은 사랑과 신뢰로 화답해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찰관 여러분. 경찰관의 제복에는 '애국안민의 정신'이 배어있습니다.
민주, 인권, 민생 경찰의 길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부터 시작된 자랑스러운 경찰의 길입니다.
제주4·3 당시 상부의 민간인 총살 명령을 거부하고 수많은 목숨을 구해낸 문형순 성산포서장, 도산 안창호의 조카딸로 독립투사였다가 해방 후 경찰에 투신한 안맥결 총경, 80년 5월 광주, 신군부의 시민 발포명령을 거부한 고 안병하 치안감이 명예로운 경찰의 길을 비춰주고 있습니다.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경찰, 따뜻한 인권경찰, 믿음직한 민생경찰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