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바꾼 여름방학…"친구야, '액체괴물 카페'서 보자"

#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자녀를 둔 주부 A씨(38세)는 여름방학 중에도 외부 출입을 자제하고 있다. '재난' 수준의 폭염 탓에 아이의 건강이 걱정돼 야외 활동에 나설 엄두가 나지 않아서다. 그 대신 일명 '액체괴물'로 불리는 슬라임 카페로 발길을 돌렸다.

# 서울 마포구에 사는 또 다른 주부 B씨는 지난 주말 자녀의 같은 반 친구 가족과 함께 홍익대학교 앞 슬라임카페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카페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인 수가 너무 많아서 3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다는 직원의 대답을 들었기 때문이다. B씨는 다른 카페를 찾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여름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슬라임카페가 인기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실내에서 시원하게 시간을 보내려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액체괴물'로 불리는 슬라임의 경우 가정에서도 직접 만들 수 있지만, 가구 등에 묻거나 재료를 별도로 구입하기에도 쉽지 않다. 아이는 액체괴물을 만들고 부모들은 커피 등 음료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슬라임카페들은 카페 이용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하거나 평소보다 앞당겨 가게 문을 열고 있다. 스크린야구장 역시 슬라임카페와 함께 폭염으로 지친 아이들의 체력관리에 비상이 걸린 부모들이 자주 찾는 곳 중 하나다. 야외 운동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스트라이크존을 운영 중인 뉴딘콘텐츠 관계자는 "남녀노소 누구나 실내에서 시원하게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스크린야구장"이라며 "부상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수 제작한 연식구를 제공하는 데다 난이도 조절이 가능해 어린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 부담이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들과 함께 블록놀이를 할 수 있는 '블록방'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 놀이방은 수천 개의 레고 블록을 가지고 놀이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서울 스타필드 코엑스몰, 고양 코엑스몰, 부산 아난티코브 등에 입점 중이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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