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영 정치부 기자 delinews@hankyung.com
하지만 문제의 발언을 해프닝으로 넘기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우선 이날 발언은 진행자와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왔다. 사전에 질문 내용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 대표는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기 전에 “이 말을 하면 문제 발언이라 하겠지만…”이라고 전제했다. 자신이 하는 말의 무게를 알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김 대표가 언급했던 “두세 번의 핵실험을 거치면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발언도 사실과 다르다. 통상 핵무기의 소형화·경량화, 이를 운반할 수 있는 수단(장거리 로켓), 핵무기의 실전배치 삼박자를 갖춰야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 북한은 세 번의 핵실험을 했지만 성공 여부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는 없다. “북한이 핵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는 할 수 있을지언정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김 대표의 실언은 처음이 아니다.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에 들어 있는 내용’이라며 유세에서 낭독한 발언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되자 “찌라시(정보지) 내용을 토대로 한 보고서를 받아서 얘기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정기국회 후 개헌 논의의 봇물이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가 하루 만에 “내 불찰이었다”며 물러서기도 했다.
그의 말은 집권 여당의 목소리로, 자칫 ‘정부의 북핵정책에 변화가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봐야 한다”는 말이 한반도에 불러올 파장을 생각했다면 쉽게 할 수 없는 발언이다.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집권 여당이 오히려 정부와 정책 엇박자를 내고 혼선을 조장하는 것은 국민에게도, 박근혜 정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조수영 정치부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