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기술료 받는 연구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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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연구소기업 콜마비앤에이치
지난달 상장 후 승승장구…시총 1조
지분 16% 가진 원자력硏 몫 2980억원
개발자 10~12명에게 1000억원 배분
지분 16.1%를 가진 원자력연구원은 내년 초까지 이를 모두 매각할 계획이다. 각종 세금과 경비를 뺀 금액 중 50%가 10~12명의 개발자 그룹에 배분된다. 이 중 가장 기여도가 높은 조성기 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책임연구원과 변명우 전 책임연구원(우송대 외식조리영양학부 교수)은 100억원이 넘는 기술료를 받게 된다.
◆국내 1호 연구소기업 상장
국내 1호 연구소기업이란 것도 대박의 배경이다. 그동안 연구원들은 기술을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것에 그쳤다. 그러나 연구소기업은 연구소와 기업이 함께 회사를 키우고 과실도 나눠 갖는 구조다.
조 연구원은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이를 공장에서 생산하고 상품화하는 것도 엄청난 노력이 뒤따르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당귀 등 천연 한방 재료를 방사선 기술로 새롭게 조합해 만든 헤모힘은 1997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데만 6년이 걸렸다. 상품 출시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가를 받는 데 4년이 더 필요했다.
실제로 백혈구가 늘어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람과 쥐를 대상으로 추가 효능 실험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공장에 생산 기술을 전수하는 일도 동시에 진행됐다. 조 연구원은 “처음엔 전체 직원이 사장을 포함해 6명밖에 없어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하나하나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말했다.
◆기술료 보상금 규정 개정 추진
상장 후 계속 주가가 올라 콜마비앤에이치의 시가총액은 현재 1조2917억원(코스닥 13위)에 이른다. 지분 16.1%를 가진 원자력연구원 몫은 2980억원이다.
라경호 원자력연구원 성과확산부장은 “세금과 경비로 25%가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남은 75%인 2235억원 가운데 5%는 ‘지식재산권 관리비용’으로 연구원이 가져가고, 나머지 2100여억원을 연구원과 개발자 그룹이 반씩 나눠 갖게 된다. 지금 시가총액 기준으로 1000억원이 넘는 돈을 10~12명의 개발자 그룹이 기여도에 따라 나눠 갖는 것이다.
라 부장은 “위탁과제에 참여한 대학교수 2명과 박사후연수생, 퇴직 연구자 등이 모두 일정 금액을 받게 된다”며 “그중에서 조 연구원과 변 전 연구원이 가장 많은 금액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같은 기술료 보상금 배분을 위해 국가 연구개발(R&D) 공동관리규정을 개정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8월 개정해 올 1월부터 시행한 새 국가 R&D 공동관리규정은 개인 연구자에게 돌아가는 기술료 보상금에 상한선을 둬 과학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규정은 20억원까지는 50% 이상을 연구자에게 돌려주지만, 20억~30억원은 40%, 30억~40억원은 30%, 40억~50억원은 20%, 50억원 초과는 10%로 지급률을 단계별로 떨어뜨린다. 보상금 규모에 상관없이 50%를 보장했던 과거 규정에 비해 연구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창조경제를 외치면서 뒤로는 부자 과학자의 탄생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임근호/김태훈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