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2차피해 막기 총력전
재발급 1000만장 넘을 듯…비용 수백억원
이르면 다음달 초 CEO 제재 등 '속전속결'
◆안이한 카드사에 강경 대응
사상 초유의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태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의 대응은 미온적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기본적인 인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민 네 명 중 한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볼 수 있는데도 카드사의 자발적인 수습 노력이 미흡하다”며 “카드를 재발급하겠다는 방침도 유출을 막지 못한 카드사가 최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금융당국은 이들 카드사에 대한 제재를 속전속결로 진행할 계획이다. 통상 검사에서 제재까지는 3~4개월 걸리지만 카드 3사에 대해서는 검사 결과가 확정되는 다음달 초에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를 열도록 독려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의 다른 관계자는 “이번 정보 유출사고는 사안이 중대한 만큼 제재 대상과 수위를 신속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법과 규정에 따른 최대 한도의 행정제재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제재 수위는 회사에는 영업정지,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에 대해서는 해임 권고가 가능하다. 해임 대상 CEO와 임원은 고객정보가 유출된 시점에 해당 직책을 맡았는지가 기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과 손경익 NH농협카드 분사장은 당시에도 해당 직책에 있었고, KB국민카드는 최기의 전 사장이 제재 대상으로 거론된다.
금융권 안팎에선 제재 절차가 시작되면 해당 그룹 차원에서 관리 책임이 있는 CEO를 인사 조치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복수의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가 인사에 개입하는 건 맞지 않다”면서도 “검사 결과가 나오고 제재의 윤곽이 드러나면 그룹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내 은행서도 유출 가능성
금융당국은 2차 피해를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객 피해가 발생하면 전액 보상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최 원장은 이날 “피해를 당한 고객이 생기면 금융회사가 100% 보상하도록 하겠다”며 “사고 회사별로 피해신고센터를 만들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재발급을 통해 2차 피해 방지에 나서자 카드사 고객 개인정보 유출 원인을 제공한 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는 전 국민에게 1년간 무료로 ‘금융명의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서비스는 제3자가 명의를 도용해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려고 할 때 신용조회 사실을 미리 알리거나 사전에 신용조회 자체를 못하도록 차단해 피해를 예방하는 서비스다. 1년 이용료는 1만8000원이다. KCB 홈페이지(www.koreacb.com)에서 ‘금융명의보호 서비스’ 회원 가입 및 본인 인증을 하면 누구나 1년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한편 금감원은 검찰에서 받은 고객정보에 은행의 고객정보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 해당 은행에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의 정보 유출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미미한 수지만 은행권 고객정보도 빠져나간 것으로 밝혀졌다”며 “카드사 검사와 함께 은행권의 유출 실태도 점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종서/임기훈/김일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