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정석구우리나라 성인학습자 참여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4년 21.6%에서 2008년엔 26.4%로, 2011년에는 32.4%까지 늘었다. 하지만 북유럽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스웨덴, 스위스, 핀란드 등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50%를 웃돈다.
이는 당연한 결과다. 여전히 국내 대학은 성인학습자에게 제한적이고 폐쇄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 선진국은 성인학습자를 위한 대학 문호가 개방된 편이다. 사회생활을 하다가도 업무를 위해 교육이 필요하거나 하고 싶은 공부가 생기면 대학에 들어가 공부한다. 몇몇 선진국은 고교 졸업 후 대학진학률보다 평생학습 참여비율이 더 높다.
세상은 개인의 학습욕구가 강해지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세계화 바람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세상이다. 또 첨단 기술의 발전도 평생학습을 재촉하게 한다. 21세기 일터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전문지식을 습득하도록 요구한다. 따라서 성인교육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숙명이 됐다.
그렇다면 어떻게 성인학습을 확장시켜야 할까. 개인의 전 생애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주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자연스럽게 교육받을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단순히 학교교육을 마친 성인에게 학교 밖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주는 것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성인학습 확장은 사회의 전반적 교육 시스템을 평생학습지원체제로 바꾸는 첫걸음이다. 이런 변화는 입시경쟁 위주의 학교교육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게 한다.
정부는 성인의 교육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2008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대학중심의 평생학습 활성화 지원 사업’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일터와 학습을 연계하기 위해 인적·물적 인프라를 이미 잘 갖추고 있는 대학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여전히 대부분의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의 커리큘럼이 취미, 여가, 오락 위주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변해야 한다. 대학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이제 대학은 연령에 상관없이 배움을 갈구하는 누구에게나 문호를 활짝 열어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나라 대학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만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 대학은 성인의 교육 참여가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 즉 성인의 선택권 확장에 주목해야 한다. 과거에는 교육에 대한 권한이 교사, 학교, 국가 등 교육실시자에 있었지만 이제 학습자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대학은 이런 변화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게 바로 대학이 성인친화적인 고등교육 서비스 기관으로 적극 변화해야 하는 이유다.
정석구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