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이 아닌 '학점' 1.5점을 받고도 삼성그룹에 입사해 30년만에 사장까지 올라선 주인공이 열정樂서 콘서트에 강연자로 나서 대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3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열정樂서 여섯 번째 강연에선 청춘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자 '무릎팍도사'를 자처했다는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연단에 올랐다.
그는 강연 첫머리에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런 강연에 나오면 힘든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전 의사 집안에서 유복하게 자랐습니다. 소위 말하는 엄친아였죠"
박 사장은 대를 잇기 위해 의대를 가길 원했던 부모의 뜻과 달리 적성에 없던 의대 대신 공대엘 들어갔다. 방탕하진 않았지만 히피처럼 자유롭게 대학시절을 보낸 결과 1학년, 학점 1.5점을 받게 됐다고.
"청중들 중 1.5 받은 사람 아무도 없을 걸요? 2.0 미만 손들어 보세요. 그것 보세요 한명도 없잖아요. 여러분은 목적 의식이 투철하고 강해서 저같은 길은 안 걸었을 겁니다"
박 사장은 이날 학점 1.5점을 받기 위해 보냈던 시절들을 돌이키며 20일간 제주도로 무선여행을 갔던 일, 학교 가던 길에 들르던 카페에서 2년간 디스크자키를 했던 일 등을 소개했다. 자유로운 생활 덕분(?)에 성적표는 남루했을지언정 정서적으로는 안정됐다고 말했다.
"제가 지낸 어떤 생활도 제 삶의 일부이니 크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그걸 어떻게 승화시켜 폭넓은 인성으로 또 리더십으로 발전시키느냐가 중요한 것이죠"
하지만 이런 생활을 반복하다보니 남들이 보기에 박 사장은 루저사이드에 놓여있는 사람이 됐다. 사회에 나가야 할 시기가 왔을 때 당시부터 '열린 채용'을 통해 사람을 뽑던 삼성그룹에 지원했고 삼성엔지니어링에 최종 합격했다.
"25년간 어떻게 생각하면 풍요롭고 자유롭고 크게 어렵지 않던 시절에서 험난한 사회생활의 궤도에 들어가게 됐죠"
박 사장은 이때부터 자신의 참된 인생과 이야기가 시작되고 성공 스토리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당시 한 달 간의 연수원 생활에서 함께 입사했던 한 친구가 그에게 "너 나중에 뭐 할거냐"고 물었고, 박 사장은 "군대가면 대장하는 것처럼 사장이나 하지. 사장 한번 되볼까" 라고 홀리듯 답했다.
우연치 않게 던진 그 한마디를 이루기 위해 그는 남들과 다른 궤적의 삶을 살게 된다. 일을 빨리 배우고 싶은 욕심에 문제만 생기면 시간과 현장을 가리지 않고 해결사를 자청하는 사원으로 유명해졌고 '소방수'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3년 차 시절 현장 엔지니어에서 기획 업무 기획실로 발령을 받고 경영기획을 세웠다. 당시에는 컴퓨터도 없고 몇 백장 되는 기획서에서 한 페이지라도 변경하면 전부 다시 해야 하던 때.
"아침부터 저녁 6시까지 죽어라 해놓으면 상사가 9시쯤 집에 가면서 '내일 다시 한번 보자' 라고 한다. 어떻게 하라는 건지, 결국 또 밤을 새고 하는 수밖에요. 경영계획 세우는 한달 여동안 거의 집에 못갔다고 봐야죠"
그러나 자신의 마음이 가장 뜨거웠던 그 시절, 신혼 초 애기도 있어서 보고 싶을 때였지만 한달을 모든 걸 버리고 조직에서 기대하고 요구하는 걸 맞추던 그 때에 즐겁게 받아들이고 녹아들었다고 박 사장은 말했다.
"남대문 시장에 가서 군인 야전침대 하나 갖다 놓고 한달 동안 라면을 친구 삼아서 밤을 새운 그 시절 있었기 때문에 오늘 제 동기들과 다른 차별화된 위치에 와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박 사장은 이날 또 자신이 좋아하는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에 나오는 기타 연주자의 예를 들며 '만시간의 법칙'을 강조했다. 직장인들의 평균 근무시간인 하루 10시간 씩 3년을 하면 만 시간이 된다. 3년을 한 우물만 파면 전문가 될 수 있다는 지론에서다.
"예전에는 10년은 걸려야 사람 구실 봉급이 아깝지 않다고 했는데 요즘에는 빨리 역량을 키워놓지 않으면 이 어려운 싸움터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양질의 사회적 교육을 받은 여러분들이 저희 세대보다 훨씬 빠르게 능력을 키울 수 있죠. 딱 만 시간, 3년을 전문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지식을 쌓는 시간으로 잡으세요"
박 사장은 끝으로 아버지 세대들이 대한민국을 글로벌 비즈니스 무대의 본선에 오를 수 있는 터를 닦아 놓았다면, 우승의 몫은 여러분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날 열정樂서에는 첼리스트 정명화, 개그맨 박명수, 삼성서울병원 이유진 정신과 전문의가 대학생의 멘토로 나서 자신의 열정 스토리를 전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23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열정樂서 여섯 번째 강연에선 청춘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자 '무릎팍도사'를 자처했다는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연단에 올랐다.
그는 강연 첫머리에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런 강연에 나오면 힘든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전 의사 집안에서 유복하게 자랐습니다. 소위 말하는 엄친아였죠"
박 사장은 대를 잇기 위해 의대를 가길 원했던 부모의 뜻과 달리 적성에 없던 의대 대신 공대엘 들어갔다. 방탕하진 않았지만 히피처럼 자유롭게 대학시절을 보낸 결과 1학년, 학점 1.5점을 받게 됐다고.
"청중들 중 1.5 받은 사람 아무도 없을 걸요? 2.0 미만 손들어 보세요. 그것 보세요 한명도 없잖아요. 여러분은 목적 의식이 투철하고 강해서 저같은 길은 안 걸었을 겁니다"
박 사장은 이날 학점 1.5점을 받기 위해 보냈던 시절들을 돌이키며 20일간 제주도로 무선여행을 갔던 일, 학교 가던 길에 들르던 카페에서 2년간 디스크자키를 했던 일 등을 소개했다. 자유로운 생활 덕분(?)에 성적표는 남루했을지언정 정서적으로는 안정됐다고 말했다.
"제가 지낸 어떤 생활도 제 삶의 일부이니 크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그걸 어떻게 승화시켜 폭넓은 인성으로 또 리더십으로 발전시키느냐가 중요한 것이죠"
하지만 이런 생활을 반복하다보니 남들이 보기에 박 사장은 루저사이드에 놓여있는 사람이 됐다. 사회에 나가야 할 시기가 왔을 때 당시부터 '열린 채용'을 통해 사람을 뽑던 삼성그룹에 지원했고 삼성엔지니어링에 최종 합격했다.
"25년간 어떻게 생각하면 풍요롭고 자유롭고 크게 어렵지 않던 시절에서 험난한 사회생활의 궤도에 들어가게 됐죠"
박 사장은 이때부터 자신의 참된 인생과 이야기가 시작되고 성공 스토리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당시 한 달 간의 연수원 생활에서 함께 입사했던 한 친구가 그에게 "너 나중에 뭐 할거냐"고 물었고, 박 사장은 "군대가면 대장하는 것처럼 사장이나 하지. 사장 한번 되볼까" 라고 홀리듯 답했다.
우연치 않게 던진 그 한마디를 이루기 위해 그는 남들과 다른 궤적의 삶을 살게 된다. 일을 빨리 배우고 싶은 욕심에 문제만 생기면 시간과 현장을 가리지 않고 해결사를 자청하는 사원으로 유명해졌고 '소방수'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3년 차 시절 현장 엔지니어에서 기획 업무 기획실로 발령을 받고 경영기획을 세웠다. 당시에는 컴퓨터도 없고 몇 백장 되는 기획서에서 한 페이지라도 변경하면 전부 다시 해야 하던 때.
"아침부터 저녁 6시까지 죽어라 해놓으면 상사가 9시쯤 집에 가면서 '내일 다시 한번 보자' 라고 한다. 어떻게 하라는 건지, 결국 또 밤을 새고 하는 수밖에요. 경영계획 세우는 한달 여동안 거의 집에 못갔다고 봐야죠"
그러나 자신의 마음이 가장 뜨거웠던 그 시절, 신혼 초 애기도 있어서 보고 싶을 때였지만 한달을 모든 걸 버리고 조직에서 기대하고 요구하는 걸 맞추던 그 때에 즐겁게 받아들이고 녹아들었다고 박 사장은 말했다.
"남대문 시장에 가서 군인 야전침대 하나 갖다 놓고 한달 동안 라면을 친구 삼아서 밤을 새운 그 시절 있었기 때문에 오늘 제 동기들과 다른 차별화된 위치에 와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박 사장은 이날 또 자신이 좋아하는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에 나오는 기타 연주자의 예를 들며 '만시간의 법칙'을 강조했다. 직장인들의 평균 근무시간인 하루 10시간 씩 3년을 하면 만 시간이 된다. 3년을 한 우물만 파면 전문가 될 수 있다는 지론에서다.
"예전에는 10년은 걸려야 사람 구실 봉급이 아깝지 않다고 했는데 요즘에는 빨리 역량을 키워놓지 않으면 이 어려운 싸움터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양질의 사회적 교육을 받은 여러분들이 저희 세대보다 훨씬 빠르게 능력을 키울 수 있죠. 딱 만 시간, 3년을 전문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지식을 쌓는 시간으로 잡으세요"
박 사장은 끝으로 아버지 세대들이 대한민국을 글로벌 비즈니스 무대의 본선에 오를 수 있는 터를 닦아 놓았다면, 우승의 몫은 여러분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날 열정樂서에는 첼리스트 정명화, 개그맨 박명수, 삼성서울병원 이유진 정신과 전문의가 대학생의 멘토로 나서 자신의 열정 스토리를 전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