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경영자 숨긴재산 찾기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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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납세자료 확보 길 열려…조사권 강화
개인정보 내줄 수 없다는 국세청에 판정승
저축은행 등 부실 금융사 대주주와 임원의 은닉 재산에 대한 예금보험공사의 조사 권한이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보가 해당 금융사의 재무제표, 부실 대출 현황뿐 아니라 관련 경영 책임자의 납세자료까지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최근 예보의 지역세무서에 대한 납세자료 요구가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동안 국세청을 비롯해 산하 지역세무서들은 금융당국의 납세자료 요구에 납세자 정보 보호를 이유로 대부분 거절해왔다.

양측의 갈등은 예보 측이 지난 5월 행정심판위에 김천저축은행 관련 부실 자산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평택세무서가 보유한 납세자료를 넘겨 달라는 심판청구를 하면서 본격 불거졌다. 당시 예보는 2003년 영업정지된 김천저축은행과 관련한 은닉 재산을 회수하기 위해 9년 가까이 조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던 중 올해 초 김천저축은행의 한 주주가 영업정지를 받기 전 소유하고 있던 자산을 다른 사람에게 차명으로 양도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에 따라 해당 주주의 납세자료를 갖고 있던 평택세무서에 올해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 하지만 평택세무서는 이 같은 예보의 요청을 거절했다. 납세자의 개인정보를 함부로 내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예보는 중앙행정기관에 부실 관련자 또는 이해관계인의 재산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는 예금자보호법 21조 3항을 내세웠다.

행정심판위는 예보의 심판청구에 따라 4개월간 관련 사안을 검토한 뒤 지난 9월 “(평택세무서) 청구인(예금보험공사에)에 대한 자료 제공 거부 처분을 취소한다”며 최종적으로 예보의 손을 들어줬다. ‘중앙행정기관’에는 국세청뿐 아니라 평택세무서도 속하기 때문에 예보의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였다.



예보가 이처럼 국세청에 대해 행정심판을 청구한 것은 1996년 예보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동안 금융 관련 자료를 둘러싸고 예보를 비롯한 금융당국과 국세청 간 신경전이 적지 않았다. 세무당국은 비교적 수월하게 금융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데 반해 금융당국은 납세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국세청에는 금융거래정보 조회권이 있지만 금융당국은 국세청의 협조가 있어야만 납세자료에 접근할 수 있어서다.



예보 측은 이번 행정심판위의 결론으로 납세자료 확보가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