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0 경제활력 대책] 대선 앞두고 '경기 급락'에 놀란 정부…'부양 카드' 다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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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대책 통할까

4조6000억 재정 지원 중 세금감면이 '절반' 차지
재정건전성 악화도 감수
소비자 지갑 열지는 미지수

정부가 10일 발표한 경제활력대책은 이명박 정부가 임기 말에 경기부양을 위해 꺼내든 마지막 카드다.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추가경정예산을 제외하고 동원 가능한 모든 방책은 다 쥐어짜낸 ‘스퀴즈 번트’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염없이 추락하는 부동산경기를 재정으로 떠받쳐 ‘가계부채 대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중산층 이상의 지갑을 열어 성장잠재력 약화를 막아보자는 다목적 포석이다. 하지만 사실상 3개월짜리 ‘반짝 대책’이라는 점, 부동산을 비롯한 실물부문의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팽배한 점 등을 고려하면 근본적으로 경기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부자 지갑 열어 경기 활성화

기획재정부는 이날 대책을 발표하면서 재정지원 효과가 4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중 절반은 세제감면 효과다. 나머지 절반도 대부분 기존에 짜여진 예산의 집행률을 높여 달성하겠다는 ‘허수’가 대부분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집행률을 높여 2조원의 투자효과를 내겠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실질적인 재정투입은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민간의 선(先)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3000억원이 전부다.



이날 발표의 요지는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거래세 감면과 자동차·가전제품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다. 한마디로 고가주택과 자동차, 대형 가전제품 등 값비싼 내구 소비재를 살 수 있는 소비여력 계층에 인센티브를 준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한 데다 위기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부자들이 얼마나 지갑을 열지는 미지수다.



○재정건전성 악화도 감수

재정부는 추경예산 편성을 피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감세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지만 일부에서는 차기 정부에 짐을 떠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설명하는 감세 효과는 취득세 감면 7000억원, 개별소비세 인하 1300억원, 근로소득세 조기환급 1조5000억원이다. 이 중 지방세인 취득세 감면으로 줄어드는 지자체 수입은 내년에 올해 세계잉여금에서 메워주기로 해 재정수지에 부담이 된다. 소득세 조기 환급은 내년 재정수지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1조5000억원 만큼 올해 재정수지는 악화한다. 이 때문에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경기가 회복되면 세수가 늘어나게 돼 재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재정수지는 당초 목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에 큰 틀의 균형재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 말 경기 추락 막을 수 있을까



정부가 이날 올해 예상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인 13조1000억원 규모의 재정투자를 앞세워 경기급락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박 장관도 “적자국채 발행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추경 방식을 택하지 않았지만 실제 효과는 추경에 버금가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3.3%를 유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2% 성장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오히려 3분기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이번 대책으로 올해 GDP 증가율을 0.6%포인트, 내년에는 1.0%포인트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상목 재정부 경제정책 국장은 “대외 여건이 워낙 불확실하고 유럽 재정위기 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대외여건 외에 소비 등에서 경제주체의 심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