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리볼빙 고객 절반 年 24% 이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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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신용등급 하락까지…고객불만 급증
카드업계 "부실 우려로 높은 금리 적용 불가피"
갑작스런 입원으로 병원비를 대다 보니 카드 빚을 갚지 못하게 된 김모씨는 얼마 전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깜짝 놀랐다. 현금 서비스를 받은 돈 200만원 가운데 20만원을 갚고 180만원을 리볼빙했는데 한 달 동안 이자가 4만2000원이나 붙었던 것이다.



김씨는 “4만2000원이 큰 돈은 아니지만 연이율로 따져보니 28%였다”며 “대부업체를 이용했을 때와 별반 차이가 없고 오히려 신용등급 하락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대부업체는 별도의 전산망을 쓰기 때문에 대출정보가 은행이나 카드회사와 공유되지 않아 돈을 빌리더라도 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는다.



카드사가 제공하는 리볼빙 서비스의 금리가 높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리볼빙 서비스란 이번 달에 갚아야 할 카드 빚 가운데 5~10%만 내고 나머지는 다음달 이후로 넘기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 금리는 현금서비스 등 대출성 카드 빚 기준으로 보통 연 20%가 넘는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 6월 리볼빙 서비스 이용자의 56%가 연 24% 이상의 금리를 부담했다. 특히 이용자의 37%는 금리가 연 28%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카드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연 24% 이상 금리로 리볼빙 서비스를 쓰는 이용자 비중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가 각각 55%와 48%로 집계됐다.

신한카드와 하나SK카드 또한 10명 가운데 3~4명꼴로 연 24% 이상 이자를 부담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 업계 카드사에서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의 절반 이상이 연 24%가 넘는 이자를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볼빙 서비스의 고금리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와 시민단체까지 나서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최근 신한카드 등 카드사가 부과하는 리볼빙 서비스의 이자율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이자율을 낮추라고 촉구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도 지난달 ‘카드 리볼빙 서비스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리볼빙 서비스가 최종 상환 능력이 있으나 일시적으로 결제 자금이 부족한 회원에게는 유용하지만 수수료가 비싸 도중에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한꺼번에 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카드업계는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카드사 사장은 “리볼빙 서비스는 돈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회원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어서 대손율이 높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며 “담보 없이 신용만으로 돈을 빌려주는데 이 정도 이자를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사장은 왜곡된 카드사의 수익구조에서 문제점을 찾기도 했다. 그는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기 전부터도 신용판매에서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신용판매 영업보다 카드대출영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바뀌면서 리볼빙 서비스 등의 금리가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금감원의 권유에 따라 리볼빙 서비스의 금리를 내렸다”며 “국민 여론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카드사도 기업인데 무조건 금리를 낮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카드 리볼빙

카드 이용자가 사용한 카드 대금 중 일정 비율만 결제하고 나머지 금액은 대출로 자동 전환돼 다음달 카드값으로 청구되는 제도. 카드 이용자는 일시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카드사는 대출 이자를 붙여 돈을 받을 수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