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과반 없으면 재투표
박준영, 대선 출마 선언
민주통합당에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룰’을 놓고 문재인 후보 대 반(反)문재인 후보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등 세 후보의 경선 룰 협상 대리인들은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결선투표제와 국민배심원제 도입 등을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각 후보 대리인 자격으로 조정식(손 후보) 문병호(김 후보) 최재성(정 후보) 의원이 참석했다.
결선투표제는 1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후보를 2인으로 압축해 재투표를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배심원제는 후보 자질을 평가할 별도 배심원단을 구성해 그 결과를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들 세 후보 측은 현장과 모바일, 국민배심원 투표 결과를 동등하게 1 대 1 대 1로 반영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현 지지율을 고려할 때 결선투표제가 시행되면 지지율 1위인 문 후보가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된다. 문 후보가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하게 되면 2위 아래 후보들이 단일화해 1위 후보와 대결을 펼칠 수 있다. 국민배심원제 역시 일반 여론 조사와 동떨어진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 지도부와 문 후보 측은 이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 ‘경선 룰’ 잠정안이 마련된 상황에서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이려면 전면 재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추미애 당 대선후보경선기획단장은 “지금까지 당내 논의를 거쳐 기획위원 18인의 전원 찬성으로 도출된 결과”라며 “국민의 대폭적인 참여가 보장되는 지역순회 경선을 30일간 시행한 뒤 또다시 결선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배심원제 역시 대선 후보를 국민경선이나 국민참여경선으로 선출하도록 돼 있는 당헌·당규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후보 간 갈등이 첨예하게 표출되면서 오는 18일 예정됐던 최고위원회와 당무위원회의 경선 룰 확정 의결은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 후보를 제외한 손·김·정 세 후보는 16일 이해찬 대표와의 대선 주자 조찬에도 불참하기로 했다.
한편 박준영 전남지사는 이날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1000여명의 지지자가 모인 가운데 당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