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시대, 준비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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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org - 채승병

개인 습관·취향 맞춤분석해 활용
구글·아마존·애플·페이스북…앞다퉈 데이터 축적 열 올려

IT강국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
선진국 빅데이터발 충격에 대비…공공인프라·솔루션 개발 힘써야
기존 방법으로는 수집이나 저장, 분석이 어려울 정도로 방대한 자료를 뜻하는 ‘빅데이터(big data)’가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인프라가 보급되고 데이터 저장 및 전송 기술이 발전하면서 개인의 일상적인 행동이나 습관처럼 과거에는 수집하기조차 어려웠던 미시적인 정보까지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된 게 배경이다.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빅데이터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미래 경쟁환경에서는 경쟁자보다 고객을 잘 이해하고 가깝게 다가가는 것이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이다. 고객 행동에 관한 빅데이터를 확보한 기업은 이를 활용해 고객 개개인에게 맞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세계 각국의 고객사 CEO를 만난 뒤 “다양한 사업에서 빅데이터를 얼마나 적절히 사용하느냐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고 결론내렸다.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한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빅데이터를 선점하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핵심 서비스를 무료 또는 염가에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천문학적인 양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구글을 예로 들면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하루 수억명의 네티즌과 10억건에 달하는 검색 결과 등이 빅데이터의 원천이다.



이들 기업은 한걸음 더 나아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무상으로 공개해 경쟁기업의 수익기반을 무력화하고, 자신들이 보유한 빅데이터의 가치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 밖에도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수많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빅데이터 솔루션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제적인 흐름과 대조적으로 한국의 빅데이터 수준은 매우 미흡하다. 한국 기업 중 빅데이터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확보해 경영에 접목한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빅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지식과 인력 기반도 취약하다. 한국이 훌륭한 IT 인프라를 갖췄고 기술 수용성이 높은 소비자가 많은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한국 기업은 머지않아 새로운 차원의 기술 종속과 경쟁 열위에 내몰릴 위험이 크다. 빅데이터 충격은 상상 이상의 파괴력과 지속성을 보일 것이다. 스마트폰의 수명은 2~3년에 불과하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의 가치는 수십년간 지속된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기업은 빅데이터발(發) 충격에 대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공공 빅데이터를 공급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해 인프라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정비하고 데이터 분석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 기업 외부에서 빅데이터를 찾기 전에 회사 내에 산재한 정보부터 수집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진 기업들이 일상적인 업무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소홀히 취급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축적한 결과가 오늘날 빅데이터로 발전했다는 점을 되새겨봐야 한다.



채승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seanchae@seri.org>